[세상읽기 70] 중요한 것은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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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70] 중요한 것은 신뢰다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7.11.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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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국민들은 고위공직자에 대해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성을 요구한다. 능력은 신뢰에서 나오고, 고위공직자의 국정수행 능력은 더욱 그렇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공직자는 이미 그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끝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마치 적폐의 대상인 박근혜 시절의 청와대 행태를 보는 것 같아 뜨악하고 불편 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로 취임 195일 만에 새정부 1기 내각을 완성했다. 하지만 형식은 ‘완성’이지만 실상은 내각에 대한 불신의 단초를 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임명식에서 “야당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히 마무리되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아주 바쁘다”며 “이런 사정을 감안해 야당들도 양해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했다.

물론 야당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부동산 절세 기술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덕성 측면에서 부적격자라는 판정을 국민이 내린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논평을 통해 “홍종학을 탐하다 더 큰 민심을 잃은 잘못된 선택인 ‘홍탐대실(洪貪大失)’”이라며 “임명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무엇을 비판하고 무엇 때문에 분노하는지 철저히 외면하고 무시한 독선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야당의 주장 근저에 정치적 계산을 깔리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번 장관 임명건과 관련해서는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때문에 홍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야당이 반대했고, 그래서 야당에 양해를 당부한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은 초점이 잘못 맞춰진 렌즈와 같다.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홍 후보자에 대한 거부감은 야당이 했던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거부한 것이다. 반대한 이유는 단 하나, 문재인 정부를 통해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박근혜 시절처럼 허접하면서도 치사한 인물들이 장관입네 하며 국정을 주무르는 일이 적어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되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랑스러워 해도 좋을 사람들이 장관이 되고 지도자가 되어 국정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내 돈과 내 자식만 아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꼴을 국민들은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저급한 인물들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에서 이골이 나도록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얼마만큼 나라를 망치고 국가발전의 해악이 되는지를 경험했고 지금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도덕성이 문제가 되면 후보자의 능력을 들먹이며 국민들의 분노를 무시했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도덕성뿐만 아니라 알고 보니 무능력자였던 인물들이 고위공직에 앉아 국정을 주무르게 했었다. 그들의 능력이라고는 오직 한 사람, 자신을 그런 자리에 앉혀준 임명권자 개인에 대한 충성밖에 없는 자들이었다.

영악한 그들은 임명권자에 대한 절대적 충성만이 자신의 영달을 지속해줄 것으로 믿고 나라와 국민을 수단으로 이용해먹었다. 물론 이러한 충성도 박근혜 재판에서 보면 모두 허망한 것들로 들어났지만 일단은 그랬다. 모두 공직자로서의 윤리성이나 도덕성이 하자가 있지만 능력이 있다고 임명을 강행했던 인물들의 행적이 그러했다.

이명박근혜가 즐겨 사용 했던 ‘능력’이라는 듣기 좋은 사탕발림을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듣게 될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국민들이 반대하는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 강행하는 것은 70%가 웃도는 국민들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높은 지지율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낄 때, 배신감이 쌓여갈 때 70%는 그저 과거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은 고위공직자에 대해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성을 요구한다. 능력은 신뢰에서 나오고, 고위공직자의 국정수행 능력은 더욱 그렇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공직자는 이미 그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공자는 정치를 묻는 제자에게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 했다. 정부에 국민들의 신뢰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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