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81] 대통령님께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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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81] 대통령님께 드리는 편지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8.04.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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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대통령님께서 재임기간 동안 재산을 단 한 푼도 늘리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신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재산을 신탁해주시는 것도 한 방안이 될 테고요.”

 
 
대통령님에 대한 국민들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지난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대통령님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72%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퇴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몰염치한 행위로 국민들의 실망이 가득한데도 말입니다.
 
특히 북핵 리스크 등 외교문제에 대한 대통령님의 국정수행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한반도에서 전쟁 걱정 없이 사는 것만큼 더 중요한 게 없을 테니까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 역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 그래서 말인데요. 지면을 통해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국민들이 더 친근감을 갖고 대통령님을 대하고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위해서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대통령님께서 재산과 관련한 선언을 하시는 겁니다. 이를테면 “제가 청와대에서 대통령직을 마치고 물러날 때 까지 저의 재산을 단 한 푼도 늘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시는 거죠.
 
검색을 했더니 대통령님께서 재산이 18억8,000만 원이라고 신고하셨더군요. 취임직후에 비해 5,700만 원이 증가했고요.
 
고위 공직자 중 재산이 별로 많지 않아서 더 친근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친근감’이라기보다는 ‘거부감이 더 없었다’라는 표현이 적확하겠군요.
 
하지만 일반 서민들로서는 부러움을 살만한 재산일겁니다. 짧은 기간에 5,700만 원이 증가한 것도 그렇고요.
 
대통령님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달 초에는 충북 증평에서 남편과 사별하고 빚 독촉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4살 난 딸과 숨진 채 발견됐었잖아요. 그것도 사망한지 두 달 여 만에 발견돼 국민들이 가슴아파했던 사건입니다.

또 시간이 지나기는 했습니다만,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도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2014년 서울 송파구 단독주택 지하에 세 들어 살던 모녀 일가족이 생활고 때문에 자살로 생을 마감,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던 사건이잖아요. 그들이 연탄불을 피워놓고 동반자살을 하면서 집 주인에게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70만원을 남겼던 사연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마치 나의 무심으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처럼 죄책감도 들고요.
 
생활고로 삶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이 나라에 어디 이들 뿐이겠습니까. 모진 목숨을 잇기 위해 인간의 존엄성까지 포기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도 부지기수 일터고요.
 
이들에게 대통령님께서 줄 수 있는 것은 제도마련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보기에 이런 편지를 씁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에 앞서 살만한 가치를 누군가로부터 보는 것이고, 그 대상은 이 땅의 지도자들이 아닐까 합니다.

국민들은 지금 부패혐의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을, 그 것도 두 명을 한꺼번에 보고 있습니다. 특히 돈도 억 수로 많은 전직들이죠. “태어나서 대통령이라는 그 큰 명예와 권력을 누렸으면 더 없는 영광이지 무슨 돈 욕심이 그리도 많은가”하는 것이 국민들의 한탄이기도 합니다. 그들로 인해 국격은 또 얼마나 실추됐을까 생각하면 분노가 앞서는 요즘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 갈께요. 대통령님께서 재임기간 동안 재산을 단 한 푼도 늘리지 않겠다고 선언해 주신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재산을 신탁해주시는 것도 한 방안이 될 테고요.

월급은 이렇게 쓰면 어떨까요. 예를 들자면, 국가를 위해 순직한 공직자에게 대통령님께서 사비를 들여 위로하고, 가난한 사람이나 단체에 기부도 하고요. 그게 선거법에 위배된다면 국위선양은 어떤가요. 지구촌의 어느 가난한 나라가 자연재해를 입어 절망에 빠지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한 달 치 봉급을 보내왔다’라는 뉴스도 나오게 하면 이 얼마나 좋을까요.

대통령님께서 그러신다면 국무총리며 장관 등 국무위원도 뒤따르지 않을 수 없을 테고, 자치단체장들에게도 확산될 테죠.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한국 고위공직자들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리라 봅니다. 그런 물이 아래로 흐른다면 공직의 부패현상도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까요.

국민들이 지도자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겠지요. 지도자들을 보면서 ‘지나 나나’이거나 ‘나보다 못한’이라고 지금껏 봐왔던 국민들도 ‘나는 턱도 없겠다’라고 여기며 존경과 신뢰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나라를 누가 업신여기며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나라를 누가 부러워하지 않겠습니까. 혹시 압니까. 전 세계의 모든 정치지도자들이 벤치마킹하러 올런지도요.
 
대통령님께서 꿈꾸는 ‘사람이 먼저’라는 것도 이런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그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가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국민들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고위공직자를 존경하고 싶거든요.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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