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 대책회의…정병국 “당내 공감대 형성이 우선”
국민의당 출신 원외위원장들 “지도부 ‘정병국 혁신위’ 수용해야”
바른미래당의 혁신위원회 구성을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뜨겁다.
당을 재정비할 혁신위 설치에는 모두 공감하면서도 혁신위의 구체적 권한과 활동 기간, 혁신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는 다른 속내를 품고 있어서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안철수계 의원 6명이 역제안한 이른바 ‘정병국 전권(全權) 혁신위'를 사실상 거부한 상황이다.
‘전권'을 쥔 혁신위의 출범은 손 대표의 중도사퇴를 전제로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바른정당계 정병국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맡는 것도 계파 간 갈등이 심각한 현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28일 “손 대표가 지난달 ‘정병국 혁신위' 카드를 먼저 내걸기는 했지만, 그때는 패스트트랙 정국 이전"이라며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중립인사를 당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위 설치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니 설치안은 최고위에서 무난히 의결될 수 있다"면서도 “관건은 혁신위원장에 누가 앉느냐다"라고 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사퇴가 담보되지 않는 한 혁신위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안철수계가 주장한 혁신위의 활동 기한이 6월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칫 ‘손학규 체제'의 시간 끌기 작전에 말려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혁신위에 지도부 거취 문제 등 모든 사안에 대한 전권을 부여한다고는 하지만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혁신위가 손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다른 것만 결론 낼 수 있다는 걱정도 든다"며 “손 대표 들러리를 서는 혁신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계의 제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들어봤는데 동의하지 못하는 최고위원들도 있다"며 “요식 행위로서의 혁신위는 의미 없다는 반응이 일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바른정당계 일각에서는 ‘정병국 혁신위' 안을 받아들여 안철수계와 다시금 공동전선을 꾸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병국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됐건 제2 창당준비위가 됐건 현 상황에서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라며 “당내 구성원들이 혁신위 출범에 대한 공감대를 갖는 게 우선이다. 그런 절차 이후에 내게 역할을 맡아달라고 하면 마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