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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유연한 태도로 대화동력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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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유연한 태도로 대화동력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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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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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또 빈손으로 돌아섰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주 앉았다. 북미 간 협상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여만으로, 최근 양측이 긍정적인 발언을 주고받았기에 협상에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명길 대사는 오전 2시간, 오후 4시간 정도의 협상 뒤 '결렬'을 선언했다. 일단 북미 양측은 모두 협상 진전을 위한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렬 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고 밝혔고, 북한 김명길 대사도 "현실적인 방도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제시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포괄적 합의'와 '영변 폐기+α'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설을 비롯한 안전보장 조치와 섬유·석탄 수출제재의 유예 등 일부 제재완화를 상응조치로 제시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에서 미국을 향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다",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고 말해 '안전보장'과 함께 '제재 해제'가 요구 조건임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연말을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바 있다. 비핵화 대화에 큰 동력을 제공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재선 선거를 앞두고 탄핵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정국이 비핵화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과 변수들을 고려하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북미 비핵화 협상은 이번 협상 결렬로 큰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를 빼고는 논할 수 없으므로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본격화된 평화 노력도 길을 잃지 않을까 염려된다. 실무협상이 진전되면 연내 성사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북미 3차 정상회담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북미 대화가 완전히 중단되거나 궤도를 이탈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북미의 추후 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북한 김 대사는 미국 측에 협상 준비가 안 돼 있다며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제안했다"며 "미국 대표단은 이 초청을 수락했었다"고 밝혔다. 이런 언급은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들이다. 무엇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천명했던 비핵화 의지가 살아있는 한 협상은 끝났다고 볼 수 없다. 이번 결렬은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평화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확인시켰다. 국가 생존 차원에서 핵을 개발해 온 북한이 핵 카드를 쉽게 포기 못 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반신반의하는 미국은 대북 압박 고삐를 늦추지 않으려 한다. 상대가 있는 협상이 결실을 보려면 서로 양보하고 입장을 절충해야 한다. 비핵화 없이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북한의 발전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북미는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유연한 태도로 대화 동력을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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