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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분야만이라도 교류 물꼬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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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분야만이라도 교류 물꼬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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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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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남북 축구대표팀이 15일 29년 만에 평양에서 격돌하지만, 남측 응원단 파견은 현재로선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7응원단 파견 문제 관련해 "그동안 북측의 의사를 타진했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까지 한 일주일 정도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상황이 쉽지 않다고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남측 응원단 파견을 위해 여러 경로로 북한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월드컵 예선전에서 응원단을 평양에 파견한 전례가 없는 데다, 북한의 묵묵부답 속 최근 북미실무회담까지 결렬되면서 더 불투명해졌다.


또 민간인으로 구성된 응원단 파견은 당국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경기 당일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응원단 없이 경기가 치러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 지난 2017년 4월 평양에서 열린 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전 당시에도 응원단은 방북하지 않았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경기 이틀 전인 오는 13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방북길에 오를 예정인 가운데 아직 통일부에 대표팀의 방북 신청은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변인은 "선수단의 방북 승인 문제는 실무적 절차이기 때문에 행정 절차가 완비되는 대로 정상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남자 축구가 평양 원정에 나서는 건 1990년 10월 11일 남북 통일축구 1차전 이후 29년만일 정도로 의미가 각별하다. 막판 깜짝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북미 협상이 결렬되고 남북 관계가 지지부진한 현 상황에서는 응원단의 평양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스포츠 분야까지 교류의 길이 막혀 갑갑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남북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발휘해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준 경험을 공유한다. 북한이 그 전해에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쏘아 올렸을뿐 아니라 제6차 핵실험까지 단행할 정도로 긴장이 고조됐었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과 유엔의 적대행위 중단 결의안 등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성사됐다. 개막식 공동 입장과 올림픽 사상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도 이뤄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특사로 와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런 화해의 분위기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국가 간 신뢰와 평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준 바 있다. 정치와 이념을 초월한 올림픽 정신, 스포츠 정신이 발휘한 저력이다. 외교적, 군사적 노력이 못한 일을 민간 분야가 해낸 것이다. 스포츠, 의료 등 민간 분야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이유다. 지금처럼 북미 협상이 부진하고 남북 대화·교류 재개가 기약 없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미국을 상대로 기 싸움을 펼치면서 남한에 대해서는 비난을 쏟아내며 북미 대화 우선 기조를 유지해 왔다. 남북 관계 경색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며 '한미 공조' 대신 '민족 공조'를 하라고 요구해 왔다. 한미 군사훈련과 첨단무기 도입, 유엔 대북 제재 동참 등에 대한 반발이다. 한반도 정전체제의 특수성, 전쟁 억지력 필요성, 유엔이라는 국제기구의 위상과 역할 등을 고려하지 않은 요구들이다. 외교적, 군사적으로는 당분간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민간 분야 교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북한은 응하지 않는다. 북한에 이어 남한에서도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제를 위한 협력 제의에 답하지 않은 것이 최근 사례이다. 유엔 대북 제재로 인해 본격적인 남북 교류는 어렵다고 해도 인도주의 분야 등 낮은 단계의 협력은 가능한데도 북한의 호응이 없어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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