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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무면허 사고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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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무면허 사고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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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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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울산에서 중학생이 몰던 승용차가 도로변 가드레일 등을 충돌해 차에 타고 있던 10대 5명 중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경찰에 따르면 28일 오전 2시 40분께 울산시 북구 아산로에서 성내삼거리 방면으로 진행하던 SM3 승용차가 도로변 가드레일과 연석 등 구조물을 충돌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A군(15)과 뒷좌석에 타고 있던 B양(15)이 숨졌다. 자력으로 탈출한 2명 등 나머지 3명은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울산과 경주 지역 학교에 다니는 중학생들로, 모두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는 A군 등 남학생 2명과 B양 등 여학생 3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이들은 동구 일산동으로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차량은 운전을 한 A군이 아닌 동승했던 한 학생의 가족 소유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도 경기도 안성에서 고등학생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도로변 건물을 들이받아 10대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모두 남녀 중고생들이었다. 올해 3월에는 강릉에서 10대 남녀 5명이 탄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해 모두 목숨을 잃는 끔찍한 일도 있었다. 지인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차량공유업체에서 차를 빌렸다가 참변을 당했다. 일부는 운전면허가 있었지만 '만 21세 이상, 면허취득 1년 이상'이라는 서비스 이용 자격에 미달하자 선배 인적사항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본인 확인을 좀 더 철저히 했다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사고여서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 사고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현실적으로 10대들은 운전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어서다. 현재 국내에서는 운전면허 취득이 만 18세 이후에야 가능하다. 청소년 무면허 사고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일어난 것만 해도 5578건에 달한다. 이에 따른 사망자 수는 135명, 부상자는 7655명이나 된다. 이처럼 연평균 1000건에 육박하는 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을 그저 소수의 일탈 행위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들의 운전 욕구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기고 넘어가도 안 된다.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치는 데다 신체 조건도 성인 못지않게 발달해 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동차와 운전에 관심을 갖는 10대들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의욕을 발산할 대상을 찾는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친숙해진 자동차로 자연스럽게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문제 진단과 해결이 어려워진다.


청소년들의 무면허 사고를 줄이려면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가 순식간에 무서운 흉기로 돌변할 수 있으며, 면허 없이 운전석에 앉는 건 자신뿐 아니라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 범죄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 기운을 주체하지 못해 친구들과 어울려서 벌이는 순간의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을 빚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면허취득 연령 하향을 비롯해 제도 손질도 검토할 때가 됐다. 운전에 대한 욕구가 한창 커지는 고등학교 1∼2학년들이 운전하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게 하면 무면허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면허시험 응시 연령을 16세나 17세로 낮춰달라는 전문가 제언이 잇따르고,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비슷한 요청이 종종 올라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가 면허 취득 가능 연령을 우리보다 낮게 잡은 것도 참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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