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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50주년, 새길 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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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립 50주년, 새길 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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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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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매일신문 .>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흑백TV를 만들던 변방의 전자회사는 굴곡진 반백년 동안 변모와 혁신을 거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끌어나가는 자리에 섰다. 다만, 반도체 불황과 일본 수출규제,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등이 겹쳐 쉰 살 생일상은 예년 수준으로 차려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1일 본사가 있는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주재로 임직원들이 참석하는 50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기념식도 장기근속 직원 시상과 사회공헌활동 등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조촐하게 치러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09년 열린 40주년 기념식에서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고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 2020'을 선포했지만, 올해 기념식에선 비전 발표는 없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발했지만, '삼성 반도체 신화'가 시작된 삼성반도체통신 합병일인 1988년 11월 1일을 창립 기념일로 바꿨다.


삼성전자는 떠들썩한 행사를 준비하지 않고 예년과 다름없는 생일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사실상의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삼성전자 노조 와해 시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엮인 '다스 소송비용 대납' 등과 관련 3년째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대법원의 항소심 파기환송 판결은 집행유예 상태인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아 경영 불투명성을 고조시켰다. 위기감을 키우는 내부 악재가 숨돌릴 틈 없이 몰아치면서 기업과 오너가 함께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초일류, 초격차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기존 분야를 지키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지만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갈수록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5G) 등을 꼽고 있으나 경쟁자들도 대부분 이들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삼성전자와 인텔 등 미국기업을 넘어서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업종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경쟁 관계인 거대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와 기술 선점으로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수위를 달리는 모든 분야가 무한경쟁에 노출됐다.


질풍노도였던 성장과 성공의 반백 년을 뒤로하고 이젠 비상한 결의로 다가올 50년, 100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삼성의 지향점은 분명해 보인다. 새로운 도전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같은 제2의 성장 동력을 찾아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배구조의 투명화와 윤리경영, 사회적 책임 강화로 재벌 적폐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 삼성이 전례 없는 오너리스크에 봉착한 것은 재벌을 '돈주머니'로 이용하려 한 과거 권력의 병적 행태에 기인한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에 둔감했던 스스로의 탓이 크다.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자기 정화시스템을 구축해 실천한다면 재벌에 부정적인 국민의 마음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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