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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우중 前 회장이 남긴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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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우중 前 회장이 남긴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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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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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계 2위 그룹의 총수, 세계경영 신화의 주역, 역대 최대규모의 부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김 전회장은 평소 앓고 있던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돼 1여년전 귀국한 후 입원과 통원을 반복하며 투병생활을 이어오다 이날 저녁 아주대병원에 입원한 후 평소 그의 뜻에따라 연명치료를 받지않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한다.

대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회장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 해 줄 것"을 유지로 남겼다고 밝혔다. 김 전회장은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재벌총수에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전회장은 경기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후 만 30세때인 1967년 섬유수출업체인 한성실업에서 근무하다 도재환씨와 함께 대우실업을 창업한 후 그룹해체 직전인 1999년까지 당시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1969년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 지사(호주 시드니)를 설립했고, 1975년 한국의 종합상사 시대를 연 이후 김 회장이 이끈 대우는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창구가 됐다. 1976년 한국기계(대우중공업)와 1978년 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 대한조선공사(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기업을 인수, 단기간내 경영정상화를 이뤄 한국의 중화학산업화를 선도했다.

같은 시기 에콰도르(1976년)에 이어, 수단(1977년), 리비아(1978년) 등 아프리카 시장진출을 통해 해외사업의 터를 닦았다. 1980년대 무역·건설부문을 통합해 ㈜대우를 설립(1982년)하고 그룹화의 길에 들어선 후, 자동차·중공업·조선·전자·통신·정보시스템·금융·호텔·서비스 등 전 산업의 내실을 갖춰 세계진출을 본격화했다.

1999년 해체 직전, 대우는 41개 계열사와 600여개의 해외법인·지사망, 국내 10만명, 해외 25만명의 고용인력을 토대로 해외 21개 전략국가에서 현지화 기반을 닦고 있었다. 1998년 당시 자산총액은 76조7000억원, 매출은 91조원에 달했다.

1983년에는 국제상업회의소에서 3년마다 수여하는 이른바 '기업인의 노벨상'인 국제기업인상을 아시아 기업인 최초로 수상했다. 1989년 에세이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펴내 6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며 최단기 밀리언셀러 기네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1990년대 '세계경영'을 기치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신흥국 출신 최대의 다국적 기업으로 대우를 성장시켰다. 당시 대우의 수출규모는 한국 총 수출액의 약 10%에 달했다. 1998년에는 우리나라 총 수출액 1323억달러 중 대우의 수출액은 186억달러로 약 14%나 차지했으며 396개 현지법인을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가 모두 589곳에 달했다. 해외고용 인력은 15만20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1997년 말 불어닥친 외환위기의 파고는 세계경영 신화의 몰락을 재촉했다. 1998년 3월 전경련 회장을 맡은 김 전 회장은 '수출론'을 집중 부각했지만, 당시 경제관료들과는 마찰이 계속됐다. 1998년 당시 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사안으로 꼽혔던 대우차-GM 합작 추진이 흔들렸고, 금융당국의 기업어음 발행한도 제한 조치에 이어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져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었다.

대우그룹은 1999년 말까지 41개 계열사를 4개 업종, 10개 회사로 줄인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그룹은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분식회계 혐의로 2006년 징역 8년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1월 특별사면됐다.

이후 김 회장은 2010년부터 마지막 봉사라 여기며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양성사업에 매진,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1000여명의 청년사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하고,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  대한민국 근현대사 경제·사회 등 전반에 걸쳐 그가 남긴 공과는 엄연하고도 확연하게 존재한다. 이 모든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83년 굴곡진 그의 삶의 끝에서 영면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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