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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유권자의 힘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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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유권자의 힘 보여줘야
  • 속초/ 윤택훈기자
  • 승인 2019.12.23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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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훈 지방부 부국장 속초담당

요즘 국회 행태를 보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시·견제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싸움질에만 몰두하고 있다.

20대 국회의 의안 본회의 처리율은 30%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은 염치없게도 월급을 꼬박꼬박 챙긴다.

대다수 국회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당돌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일을 안 해도 월급이 나오니 또 하고 싶기도 할 것이다. 이들은 온통 총선 후보 공천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내년도 슈퍼 예산안에 대해 겉으로는 문제를 제기하지만 뒤에서는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다. 맨날 치고받는 여야가 이런 일에는 합심하고 있어 우리나라 정치는 3류 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17일로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마침내 21대 총선의 깃발이 올려 진 가운데 4개월 후 국민들은 어떤 모습의 대한민국을 선택하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권자들이 보기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온 대부분이 후보자들은 영 시원치 않다는 평가다. 어쩌면 저런 사람이 나올까. 그렇게도 사람이 없나.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 선거판이 되지나 않을까 싶다.

정치판과 달리 프로스포츠 세계에는 오직 실력 있는 선수만이 살아남는다. 계약기간동안의 성적표만이 유일한 기준이다. 다른 기준은 있을 수 없다. 72미터 폭풍드리블 끝에 인생 골을 성공시킨 손흥민 같이 실력 있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만이 살아남는다.

그리고 룰을 안 지키면 경고와 퇴장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스포츠는 계속 발전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정치판은 영 딴판이다. 한 눈 팔지 않고 소신껏 열심히 일만 한 사람은 쫓겨나거나 홀대받는다. 오직 구단주에게 잘 보인 선수만이 살아남는 게 현실이다. 실력과 성실성보다는 정당대표들과의 친분관계로 살아남는 곳이 프로 정치세계이다.

그래서 우리 정치가 맨날 이 모양 이 꼴이고 국민들로부터 조롱과 외면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도 수 십 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그 책임은 전적으로 유권자에게 있다. 유권자들이 혈연, 지연, 학연, 소속정당만 보고서 묻지마식 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지금의 정치판은 영원히 고칠 수 없다. 유권자가 수많은 후보자들 중에서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먼저 현역 의원을 계속 쓸 것인지 교체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이다. 그러면 고민의 절반은 해결되는 셈이다. 만약 교체로 결정이 되면 여러 대안 중에서 최선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면 제대로 된 정치인을 재단할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흔히들 후보의 도덕성, 과거 경력, 정책공약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꼽고 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에 현역 의원들의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의정활동은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이다. 의정활동은 입법 활동, 정책 활동, 국정감시활동을 말한다.

다시 말해 현역 의원이 지난 4년 동안 국회 출석을 얼마나 충실히 했고,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들거나 고쳤으며, 정부의 정책을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했는지, 정부의 업무수행을 제대로 감시했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현역의원을 교체하기로 맘먹었다면 대안들 중에서 전직의원인 경우에는 과거의 의정활동을 따져봐야 한다.

정치신인의 경우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그 분야에서 얼마나 성실히 노력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통해 미래의 의정활동을 예단할 수 있다. 현역들에 대한 평가는 다른 후보자들보다 매우 엄격해야한다. 운동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하듯이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고생스런 의정활동보다는 소속정당의 대표에게 끊임없이 눈도장을 찍고, 지역행사나 지역주민들의 애경사에 참석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여의도를 팽개치고 지역구에 죽치고 앉아 애경사나 아 다니는 국회의원은 필요 없다. 진정한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만 정치꾼은 오직 다음 선거만을 생각한다. 내년 총선에서는 정치꾼은 도려내고 정치가를 뽑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 정치판이 바뀐다. 내년 4·15총선의 결과가 어찌 될 지 나라의 명운이 걸렸다.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분명히 남다른 점이 있다는 증거다.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머지않아 재래시장의 허름한 가게 앞에 환하게 미소지으며 나타나 손을 내밀며 허리 굽혀 인사할 것이다.

내년 총선만큼은 이런 행태를 받아줘선 안 된다. 따질 건 엄중히 따져야 한다. 유권자들은 이들에게 다시 표를 달라고 할 자격이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그래야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20대 국회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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