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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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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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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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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6년여만에 내년 상반기 한국을 공식 방문할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5일 “내년 상반기 시 주석의 방한은 확정적”이라며 “다만 정확한 방한 시기·방식과 관련해 조율이 남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가급적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하다. 방한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내년에 한국에서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방한하게 된다. 중국 서열 1, 2위 지도자가 새해 우리나라를 찾게 되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 시 주석이 방한할 경우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응해 취한 중국의 한한령이 완전 해제가 관심을 끈다. 한한령은 중국 내에서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 또는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등의 송출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된 후부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적용되고 있다.

한중 합작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한국 배우가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를 받거나 CF로 모델로 발탁된 한국 연예인이 예고 없이 중국 연예인으로 교체되는 것, 한국 드라마 대부분이 방송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류금지령의 여파로 2016년 11월 주식 시장에서는 한류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콘텐츠 제작 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했으며 중국인 소비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관련주도 타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2021년은 한국 방문의 해이고 2022년은 중국 방문의 해이자 양국 수교 30주년”이라며 “2022년을 한중 문화관광 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내년부터 인적·문화 교류를 더 촉진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시 주석은 “행사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사드 배치 보복 차원에서 취한 한한령을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식 석상에서 ‘완화 내지 해제하겠다’고 발언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확대를 제안하자 시 주석이 이에 화답한 것은 한한령 해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중국의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의 한류 재점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기사가 중국에서 보도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5일자 ‘중한 관계 개선이 연예시장에 K팝 스타에 대한 희망을 불러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에서 앞으로 K팝 스타의 활동이 늘어날 것을 예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환구시보의 영문판으로,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기사에서 “한국에서의 사드 배치 이후 3년간 중한 교류가 꽉 막힌 상황이 지나고 이제 중국 팬들은 최근의 한중 관계의 개선에 따라 더 많은 K팝 아이돌들이 중국에서 공연 등 활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두 나라 정상(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월요일 베이징에서 만나 협력관계를 심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러한 두 정상 간 교류가 두 나라에서 사드 논란의 그림자를 걷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믿고 있다”고 썼다. 또 “중국 K팝 팬들은 또한 이러한 관계개선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2월3일 슈퍼주니어 멤버인 김희철과 가수 윤아가 상하이의 패션쇼에 참석했다. 지난 일요일에는 보이그룹 갓세븐이 칭다오에서 팬미팅을 가졌다. 챠오(qiao)라는 이름의 BTS 팬은 “갓세븐과의 팬미팅은 우리에게 BTS도 조만간 중국에 와서 공연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사드갈등으로 한 동안 위축됐던 한국기업의 대 중국투자도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23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내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동시에 한국의 적극적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의 한국 기업이 빈곤 퇴치 등 사회 참여와 관련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중국이 진행 중인 반독점 조사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그는 "리 총리는 특히 중국의 서비스시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서비스업 협력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도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시 주석, 리 총리와 일본까지 포함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체결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문 대통령은 내년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리 총리는 24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열린 3국 공동언론발표 후 "비공식 이양의식을 하겠다"며 문 대통령에게 "내년 한중일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확정 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 중국내 서열 1·2위인 시주석과 리 총리의 방한이 성사된다면 그동안 사드문제에서 촉발된 한한령, 우리기업에 대한 보이지 않은 규제, 문화·인적교류 등 다방면에서의 보다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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