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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에서] 지역사회 감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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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에서] 지역사회 감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2.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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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우려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현실화한 가운데 슈퍼 전파자까지 등장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확산 우려가 현실화됐다.그제 하루 확진자 15명(대구·경북 13명)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46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원치 않는 국면으로 급변하는 형국이다. 온 나라가 방역과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지역사회 방역망이 뚫린 셈이다. 지난 한 달간 확진자가 하루 평균 한 명 꼴이어서 수그러드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런 전망이 나왔었다.대구·경북 확진자 중 11명은 31번 환자와 동선이 겹치고 다른 두 명은 31번 환자와 연관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31번 확진자와 10명은 같은 교회를 다녔고 나머지 한명은 병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31번 슈퍼 전파자는 오한, 발열 증상에도 광범위한 지역을 오가며 많은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얼마만큼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입원 중에도 외출증을 끊어 교회와 결혼식장을 다니며 수백 명과 접촉했다고 한다. 초기증상 단계때 병원 측에서 감염검사를 권했으나 2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의사에게 감염의심 환자 검사재량권을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서울 신규 확진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도 없어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다 보니 지역사회 확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닌가 걱정된다. 감염 사실을 모르는 환자가 바이러스를 옮기고 다닌다면 확산은 걷잡을 수 없다.

이번처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 방역 당국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상황이 변한만큼 기존방식의 방역체계 수정도 필요하다.코로나19가 국내서 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 환자 유입 차단 방역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일본에서도 한국 감염병 대응방식을 배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슈퍼 전파자가 나오고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된 이상 더 촘촘하게 방역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환자를 조기에 발견, 격리하고 원인불명 의심환자까지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전파력이 강한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겠다.

대구, 경북 영천에 이어 경북 청도에서도 진자가 나왔다. 청도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2명이 이날 오후 확진 판정을 받아 경북지역 확진 환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51명으로 밝힌 전국 확진 환자 수도 53명이 됐다.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심히 우려된다. 전국이 모두 뚫렸다고 할까.부산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나 했지만,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의심환자가 발생해 응급실 1곳이 폐쇄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기는 하다.

당초 부산대 병원 등 응급실 3곳이 폐쇄 됐으나 2곳은 이날 오후 의심환자에 대한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 해제됐다. 그러나 안심하기 이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말 부산마저 뚫리면 큰일이다.부산 해운대 백병원 응급실은 오전 11시 50분 폐쇄됐다가 오후 8시 폐쇄 조치가 해제됐다.

부산시와 경남도 관계자는 “해운대 백병원 응급실을 내원한 40대 여성이 엑스레이 촬영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 증세를 보여 격리 조치됐다”면서 “신종 코로나 진단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해운대 백병원과 양산 부산대 병원 응급실 폐쇄 조치를 해제한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응급실이 가장 문제다. 확진자가 나오면 폐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염원과 감염경로가 드러나지 않는 확진자가 속출하는 것은 본인도, 방역 당국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는 환자가 곳곳에서 부지불식간에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하면 대유행은 시간문제이다. 코로나19가 전파력은 강하지만 그리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방역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 슈퍼 전파자로 특정하기는 이르지만 31번 확진자의 사례는 공중위생의 기본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이 환자는 최근 교통사고를 당한 뒤 한 병원을 찾았다가 오한, 인후통, 폐렴 등의 증상이 차례로 발현돼 병원 측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했으나 거부했다고 한다. 그사이 교회 예배에 두 차례 참석하고 호텔 뷔페를 이용하면서 수백명과 접촉했다.

같은 교회 신도 14명과 이 병원의 직원 한 명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하고 있는 결정적 국면인 만큼 국민 각자가 본인은 물론 이웃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좀 더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최근 외국에 다녀왔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더라도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으면 방역 당국에 알리고 손 씻기, 마스크 쓰기, 기침 예절 등의 전염병 예방 수칙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정부의 철저한 방역 노력과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다면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해 이번 위기를 큰 피해 없이 이겨낼 수 있다.

나라의 역량에 국민의 생사가 달렸다. 우리 정부의 대응은 초기 허둥지둥 실수가 적지 않았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결과가 나쁘지 않다. 어쩌면 이제 바이러스와의 진정한 싸움이 시작됐는지 모른다. 중국과 세계 각국에서 확진환자가 여전히 늘고 있지만 우리 인류는 아직 치료법을 모른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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