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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남칼럼-‘눈 치우기 운동’ 전국에 확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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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남칼럼-‘눈 치우기 운동’ 전국에 확산되길
  • 경기도 취재본부장
  • 승인 2014.01.12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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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인해 혹서와 혹한·폭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상청도 이번 겨울철은 한파와 더불어 폭설이 잦을 것으로 예보했다. 혹독한 강추위 속에 예상치 못하는 폭설이 쏟아지면 대부분의 이면도로나 골목길이 어김없이 빙판길로 변해 각종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폭설로 인한 빙판길에서 차량접촉사고에 인명피해는 물론 시민들의 낙상사고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빙판길사고나 주민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눈이 오면 빙판길로 굳어지기 전에 눈을 치우는 제설작업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중요한 작업이다. 전국 지자체에서 ‘내 집 앞 눈치우기’ 내용을 골자로 한 건축물관리자의 제설·제빙에 관한 조례를 제정운용하고 있지만 별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조례를 보면 건축물관리자는 주민과 차량의 안전통행을 위해 건축물과 인접한 도로위의 눈을 일정시간 안에 대지경계선까지 치워야 한다. 눈을 치울 수 있는 삽이나 빗자루를 해마다 12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15일까지 비치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돼있다. 하지만 강제조항이 빠져 있는데다 지자체의 홍보부족으로 인해 이 조례내용도 잘 모르는 주민들이 많다. 그동안 행정당국이나 주민들도 별 관심이 없던 ‘내 집 앞 눈치우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가 특별한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성남 수정구는 도시구조가 두 곳의 구릉으로 이뤄진 곳에 도시가 조성돼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이면 시당국에서 간선도로에는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지만 이면도로와 골목길은 항상 빙판기로 변해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11월에 수정구에 부임한 윤기천 구청장은 구내 16개 동장과 주민을 설득해 각동마다 제설봉사단을 결성해 ‘빙판길 없는 수정구를 만들기’ 위해 팔을 걷었다. 이에 구내 16개 동별로 30∼40명씩 모두 560명의 제설봉사단을 결성하게 됐으며 ‘내 집 앞 눈은 내가 치운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수정구는 구랍 6일 고등동 제설봉사단 발대식을 시작으로 수진1동 시민제설단, 27일에는 시흥동까지 16개 동에 제설봉사단을 차례로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각동 시민제설봉사단은 제설취약지로 꼽히는 경사지와 좁은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신속한 제설작업이 이뤄지도록 개인별 책임구간까지 정했다고 한다. 수정구 측은 시민봉사단에 제설용 넉가래·조끼 등을 지원해 활동을 적극 돕고 있다. 이와 함께 수정구내 23개 주요도로변에 271곳의 적사함을 설치해 모래 142㎥와 염화칼슘 8톤을 비치하기까지 했다. 각동 발대식 때 윤기천 구청장이 직접 찾아가 제설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지역주민들을 격려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윤기천 구청장은 “시민봉사단 덕분에 이번 겨울은 눈 때문에 통행에 불편을 겪는 일이 없겠다”면서 “폭설시 제설차·살포기·유니목·굴착기·제설삽날 등 38대 장비를 동원해 시민제설봉사단을 협조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눈이 내리면 내 집 앞은 물론 동네골목길까지 눈을 치우는 것을 미풍양속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도시·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이웃간 왕래가 없어져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조차 잘 모른 채 살아가면서 최근에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좀체 찾아 볼 수 없다. 특히 아파트단지에서는 몇 명의 관리인들이 눈을 치울 뿐 넓은 주차장은 관리인도 아파트주민도 눈을 치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눈 치우는 사람은 따로 있지 않다. 내가 먼저 치우기 시작하면 행복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으로 옮기면서 한 동네가 자연스럽게 빙판길이 없는 동네가 된다. 자연재해는 인간들이 막을 수 없지만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최소할 수 있는 것으로 이번 겨울은 예년보다 춥고 폭설의 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설이나 동파 등이 없도록 대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국이 성남 수정구처럼 행정책임자의 열성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발적인 동참이 있으면 이번 겨울철은 빙판길 차량접촉사고나 낙상사고로 병원신세를 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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