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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칼럼-안철수신당은 기회와 경고의 이중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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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칼럼-안철수신당은 기회와 경고의 이중부호
  • 대기자/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14.01.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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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선택’이 주어지는 호남, 그리고 광주의 선거는 어느 당이나 어느 후보자 개인을 떠나 향후 한국정치의 한 흐름을 가늠케 하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아무래도 올 6월 지방선거는 호남의 선택에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될 듯 싶다. 두말할 것도 없이 안철수 신당에 따른 호남의 선택이 어떻게 나타날 것이냐 하는 것이다.이는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지형을 송두리째 바꾸는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기존 정치형태의 견고함에 힘을 보태고 이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 확실하다.호남의 대표도시이자 민주당의 근원인 광주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신당이 부상하면서 최초의 직접선거를 치르는 것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최초의 직접선거’라는 표현까지 동원한 이유는 호남이 30여년이 넘도록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거’를 해왔다는 필자 나름의 생각 때문이다.80년 광주학살을 겪으면서 광주는 사실상 전두환 군사정권의 반대편에 설 수 밖에 없었고 민주당은 불로소득의 지지를 받아왔다.집권세력의 반대편에 섬으로써 광주로 상징되는 호남은 더러 왕따를 당하고 자연스럽게 지역갈등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둔갑했는가 하면 지역민들은 인재등용이나 지역발전에서 소외를 당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문제는 ‘길가에 떨어진 지갑 줍듯이’ 지역민의 지지를 받아 온 민주당이 이러한 정서를 기대만큼 대변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광주만 30여년이 넘도록 그런 정치지형을 그려왔는가. 아니다. 호남의 한 축인 영남 역시 강도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호남과 똑 같은 그림을 그려왔다. 영남은 현재의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한 축을, 호남은 민주당으로 이어지는 또 한 축을 획일적으로 그리면서 한국정치 지형도는 단순 이분화 된 것이다. 정치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30여년 동안 제자리걸음이고 지역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러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정치풍토에서 연유되고 있다. 다만, 정치인들만이 쉽게 쉽게 기득권을 누리고 즐기며 편안하게 과실을 따먹을 수 있었다. 틈만 나면 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모든 선거전략은 이러한 정치지형을 어떻게 유리하게 이용하느냐 하는데 맞춰졌고 결과는 언제나 빗나가지 않았다. 시장. 군수 선거에서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 까지 크고 작은 모든 선거가 그래왔다.생명체가 태어나기도 전인 모태에서부터 경쟁을 하듯 세상사 모든 게 생존을 위한 경쟁인데도 호남과 영남의 정치만이 경쟁 없는 ‘단독입찰’의 정치를 해 온 것이다.하다못해 붕어빵도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더 맛있는 미각을 느끼는 법이다. 그래야만 생산자인 붕어빵 장사도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빵을 더 값싸게 팔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또 노력하는 것이다.하물며 경쟁을 근본으로 하는 정치가 경쟁 없이 특정 지역에서 수십년 동안 독점체제로 안주한 다는 것은 생산자인 정치인이나 소비자인 지역민이나 모두의 불행이다.정치에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인 지역민들이 고효율 저비용의 정치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정치에 경쟁이 없다보니 국민들은 저효율 고비용의 정치생산품을 구매해온 것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정치가 경쟁해야 하는 더 큰 이유는 상호 정위치를 위함이다. 정치의 주체인 유권자가 ‘갑’의 위치에 있어야 하고 정치의 도구인 정치인이 ‘을’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이 정도라면 ‘을’에 있는 유권자의 위치를 ‘갑’의 위치로 돌려놓고 ‘갑’의 의자에 앉아 있는 정치인들이 ‘을’로 돌아가는 것이 자기 위치를 찾는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제3의 선택’이 주어지는 호남, 그리고 광주의 선거는 어느 당이나 어느 후보자 개인을 떠나 향후 한국정치의 한 흐름을 가늠케 하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민주당의 모태가 되고 있는 호남에서 ‘제3의 선택’이 되고 있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표의 분열을 우려하며 못마땅하게 여길 수도 있고 반면 여권에서는 내심 즐거워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필자는 민주당이나 새누리당이나 이같은 셈법을 하고 있다면 이는 ‘오답의 방정’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결코 민주당에게 불리한 현상이 아니며 또 새누리당에게도 유리한 현상만은 아니다.비록 외부충격에 의한 변혁이겠지만 호남에서 ‘제3의 선택’은 민주당을 개혁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고 정치 소비자인 호남 유권자에게 ‘정치’라는 생산품을 어떻게 하면 저렴한 가격. 질 좋은 품질로 팔 것인가 고민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에게도 같은 요구이자 시대정신이 될 것이고 결국은 한국정치 지형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따라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불고 있는 안철수 신당의 바람은 안철수 신당의 성패여부에 관계없이 여야 정치권에 기회와 경고의 멧세지를 동시에 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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