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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남칼럼-정부는 말로만 공기업 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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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남칼럼-정부는 말로만 공기업 개혁인가?
  • 경기도 취재본부장
  • 승인 2014.01.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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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국민들 앞에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공기업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은데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선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오석 부총리도 “공기업 파티는 끝났다”며 강도 높은 공기업개혁을 예고해 국민들은 이제는 공기업에 낙하산식 인사는 없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지도자의 이 같은 언급으로 역대정권에서 관행처럼 계속했던 공기업에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해가 없어 질 것으로 보고 박 대통령에 박수를 보낸 국민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공공기관 인사를 보면 개혁은 말뿐인 것으로 나타기 시작했다. 새 정부 들어서는 공기업의 기관장을 비롯해 핵심임원자리에 해당분야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 낙하산 인사가 거의 없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친박계로 불리 우는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한국마사회회장에 취임했고, 친박계 3선인 김학송 전 국회의원이 한국도로공사사장, 공천을 받지 못한 김성희 전 의원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원덕 사장은 새누리당 부대변인 출신으로 토목·건축 감리와 거리가 먼 정치학을 전공했는데도 이 자리를 차지했다. 현 경제부총리의 “공기업 파티가 끝났다”고 선언한지 2개월 만에 다시 낙하산 인사가 단행되는 등 두 달 새 정치인 15명이 공기업의 사장과 임원으로 취임한 것이다. 중앙일보가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사이트를 통해 296개 공공기관 전수조사결과를 보면 새로 임명된 40명의 핵심임원 가운데 37.5%인 15명이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이었다고 한다. 새 정부출범 후 현 부총리 발언 전 임명된 5명의 정치인 수보다 세배나 늘어난 수치라고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장 인사잡음을 우려해서인지 몰라도 포스코 회장에는 미국 피츠버그대 금속공학 박사출신으로 기술연구소장·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을 지낸 권오준 박사를 회장으로 선임해 유일하게 돋보일 뿐이다. 공기업들의 부채는 우리나라 빚보다 많은 500조 원을 넘고, 도로공사 한곳의 부채만도 26조 원에 이르고 있다. 필자는 공기업의 진정한 개혁의 출발점은 논공행상을 떠나 그 분야 전문가를 경영진으로 발령해야 그 기업이 살고 직원들도 사가가 올라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의 인사잡음이 끊이지 않는 배경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자리가 자기사람이나 정권창출의 논공행상을 보고 채우는 인사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에서는 “공신들을 잊지 말고 자리를 좀 챙겨 달라”는 말이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 공기업 경연진의 인사를 보면 이 같은 여당의 바람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공공기관의 경영진의 인사를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생각하는 좋지 않는 관행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고정될 것으로 봤으나 이마저 물거품이 돼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상징인 디트로이트가 파산한 원인은 자동차산업의 쇠퇴라는 외부요인도 크지만 방만한 재정집행이라는 내부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공기관은 스스로 고강도의 자구노력과 구조조정,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원가절감 등으로 공기업의 경쟁체제를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공약으로 내건 기초선거공천제 폐지약속도 흐지부지돼 가고 있어 야당은 물론 지방정부와 지방의원들마저 이 공약을 지키라고 아우성인데도 지금껏 한마디 언급도 없는 것 또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으로 가다간 정부가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 참신한 정치, 공기업 개혁을 외쳐 본들 국민들에게 말 빨이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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