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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나부터 시작하는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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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나부터 시작하는 사회복지
  • 오인영 <서울 영등포구의회 의장>
  • 승인 2014.01.15 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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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복지’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복지는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한 사회 구성원간의 공동체적 노력을 의미한다. 사회의 구성원은 주변 이웃을 돌아보며 함께 나누는 미덕을 갖춰야 한다. 인생이 행복하려면 다섯 가지가 즐거워야 한다고 말한다. 눈, 입, 귀가 즐거워야 하고 몸, 그리고 마음이다. 그 중에 첫째가 마음인데 마음이 즐거우려면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 많든 적든 간에 자기 능력에 따라 베푸는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사회를 더욱 발전시키고 살맛나는 세상으로 만든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보면 그 힘의 뿌리가 바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배려하는 시민의식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인구의 절반 정도가 주당 4시간씩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어르신들, 공공기관에서 각종 활동을 돕는 청소년들, 특별활동 지원, 학생 지도 등을 돕는 학부모들까지 남을 돕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생활화돼 있다. 자발적인 기부문화 또한 미국이 자랑하는 선진 시민의식 중 하나다. 미국인은 GDP의 2% 이상을 자선 기관에 기부한다. 전국 5만 6000여 개의 자선재단들이 기금을 모으고 기업인들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연봉 2만∼3만 달러 정도를 버는 평범한 시민들도 자신의 수입에서 2%를 사회에 환원한다. 또한 기업들과 거부들의 기부문화도 성숙돼 있어 미국 재벌들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는 기부서약 운동을 벌려 현재 약 90여 명의 억만장자가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부터 이웃과 함께 상부상조하는 정신이 강했다. 계, 두레, 향약, 향도 등을 통해 전통적 봉사정신이 나타난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나 한국전쟁 등 어려운 시절을 거친 후 사회가 급변하면서 시민 의식이 무르익지 못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자원봉사나 기부 등 나눔 활동은 나보다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으로 미루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나누는 것은 남는 것을 나누는 게 아니라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다. 꼭 돈이 아니어도 나의 시간, 노력을 나누는 것이 나눔의 시작이자 진정한 봉사이다. 자장면 배달원으로 쪽방에 살면서 10여 년간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5명을 후원한 故 김우수 씨, 11년간 매일 영등포역 광장에서 노숙인들에게 무료 급식을 나눠주는 박희돈 목사 등은 넉넉지 않아도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구의회 의원들도 폭우·폭설 피해 복구지원, 사회복지시설 위문 등의 봉사를 하면서 함께 땀 흘리며 봉사의 참된 의미를 느끼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위안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행복했다. 봉사활동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봉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내가 그들로부터 위안을 받고 행복을 얻고 있었다. 논어에서는 ‘사해형제(四海兄弟)’라 했다. 천하(天下)의 뭇사람들은 모두 동포요, 형제라는 뜻이다. 나눔은 곧 행복이다. 자신이 느끼는 사랑과 재능을 형편이 어려운 우리 이웃형제들에게 나누는 것에서 나와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지는 참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이웃들과 함께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서 마음의 즐거움을 느껴보면 어떨까. 시민이 주체가 되는 복지가 바로 진정한 복지국가로 가는 출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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