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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할머니의 리어카와 孝 나눔 치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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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할머니의 리어카와 孝 나눔 치안활동
  • 윤원욱(시인. 강원 태백경찰서장)
  • 승인 2014.03.09 0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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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잡한 도심지 교차로를 / 리어카 한 대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잡동사니 고물을 가득 실은 채/ 신호등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바쁘게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보고/ 놀란 차량들이 잇달아 경적을 울려도/ 끄는 사람을 볼 수 없는 리어카는/ 그냥 덜컹거리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혼자 움직이는 리어커가 신기하여/ 손잡이 쪽으로 고개 돌려보면/ 그곳엔 리어카보다 자그마하고/ 실려진 고물보다 더욱 낡고 구부러진/ 할머니 한 분이 굳게 입을 다문 채/ 힘겹게 리어카를 끌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찌든 삶의 무게에 짓눌려온/ 어머니의 모습으로 세월과 싸우면서도/ 조급함에 길들여진 자들을 훈계하듯이/ 미소를 머금고 천천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글은 몇 년 전에 우연히 길을 가다가 아주 왜소한 할머니께서 박스나 빈병 등 고물을 수집하여 리어카에 싣고 가는 모습을 보고 그때의 느낀 점을 옮겨 보았던 필자의 시 내용이다.지금의 우리사회는 이처럼 외롭게 홀로 사시면서 생계수단으로 고물을 수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뿐만 아니라 거동조차 할 수 없어 온 종일 방안에서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이 놀라우리만치 많다. 이에 우리 강원경찰은 급격한 고령화로 대두되는 홀몸어르신에 대한 안전 확인 및 보호활동의 일환으로 내 부모라는 생각으로 ‘孝 나눔 치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홀로 계시는 노인에 대한 범죄, 실종, 자살, 고독 사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주민들과 가장 많은 접촉을 하고 있는 경찰이 선도적으로 실천해보자는 취지아래 추진해 나가고 있다. 지역 경찰이 순찰 중 홀몸어르신을 찾아뵙고 말벗이 되어주는 [1.1.2 말벗 서비스 순찰활동]이나, 타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의 신청을 받아 어르신 가구를 방문, 안전을 확인하는 [홀몸어르신 안전 확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경찰 협력단체 중 희망하는 사람들을 선정, 홀몸어르신과 자매결연을 맺고 봉사활동을 하는 [1:1 자매결연 사랑 잇기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태백시의 경우 2013년 12월 기준으로 노인 인구가 8,340 명(전체 시민의 17%)이나 되며, 그 중에서도 2,573 명이 홀로 계시는 분 들이니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태백경찰서에서는 이 어르신들 중 혼자 힘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특별히 타인의 조력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 110 명을 선정하여 이 분들에 대하여는 평소 안전 확인이나 말벗은 물론 재난 발생 시 우선적으로 구호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돌아가신 부모님께 대하여 살아계실 때 좀 더 잘해드릴걸 하는 후회와 아쉬움의 마음을 갖고 있다.앞으로 이러한 마음을 나누어 내 이웃의 고독한 어르신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 드리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시 기관, 단체장 모임 회의석상에서 이러한 취지를 설명 드렸더니 모두가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여주셔서 잘 될 것 같은 느낌이다.사람들 모두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과거는 만들어지고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 결국은 노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기성세대가 노인을 공경하고 어려워 할 줄 알아야 그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며 장래가 있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젊은 세대와 그 다음의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떠한 본보기를 뵈어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만 한다.어르신들이 젊었을 때 희생하고 노력한 덕분에 오늘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각인시켜야 한다.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각계각층의 구성원 모두가 [孝 나눔 치안활동]에 동참해 주실 것을 감히 소망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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