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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모멘텀 살아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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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모멘텀 살아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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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0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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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의 2일 한중 정상회담 이후 장기 교착상태인 북핵 문제의 모멘텀을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6번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비핵화 목표의 확고한 견지, 올해 10주년을 맞은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만 보면 북핵 관련 표현은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기존 5번의 정상회담에서 언급됐던 내용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북측이 특히 올해 들어서 비핵화 협상에 대해 "때는 이미 늦었다", "비핵화는 더 이상 협상의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사실상 비핵화 협상을 거부해온 상황에서 중국이 북핵 불용이라는 입장을 재천명한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언급하면서도 '의미 있는'이라는 수식을 붙인 것도 대화를 위한 대화가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5년 채택된 9.19 성명은 6자 회담 당사국이 채택한 것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때 북한 제재를 위해 채택된 것들이다. 두 가지를 종합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상응한 대가를 보장하겠지만 향후 미사일 발사 또는 핵실험 등의 추가도발을 감행하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 테이블에 복귀해 대화와 타협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압박인 것이다. 두 정상의 뜻이 반영돼 연내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최근 남북 관계의 국면 전환과 더불어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대해 "때는 이미 늦었다"며 협상 자체를 거부해온 상황에서 이 압박이 통할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무장 고집을 꺾지 않는 한 어떤 활로도 없음이 분명해진 만큼 북한이 느끼는 바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또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침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참관이 내심 서운할 수도 있는 미국의 입장을 감안하면 이는 외교적 수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도 중국의 역할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임기를 1년여 남겨놓은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북한과의 획기적 관계 개선을 꾀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렇다고 국제사회의 골칫거리인 북핵 문제를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핵 문제에서 중요하고도 독특한 지위를 인정받아 왔다. 북한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는 현실적으로 중국밖에 없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이든, 미국이든 이들의 역할이나 관여는 간접적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역할이 크다 해도 보완해주고 도와주는 성격일 뿐이며, 또 그래야만 한다. 어디까지나 제3자인 중국, 미국은 자신들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풀거나 또는 풀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북핵 문제를 한반도의 이익에 최적화해 풀 수 있는 당사자는 남북한 뿐이다. 주변을 잘 다져놓고 나서 핵심으로 접근해 들어가는 외교적 우회 전략은 필요하고도 적절하다. 박 대통령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나, 내달 방미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은 한반도 문제를 외세에 의탁하려는 것이 아니라 동조세력을 규합하고 반대세력을 무마하기 위한 주변정지 작업일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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