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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판은 하되 비아냥 거리지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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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판은 하되 비아냥 거리지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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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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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 검토...의견을 구합니다>  "경기도 역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는 반드시 코로나19의 대유행을 막아야 합니다. 종교행위를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집합방식이 아닌 가정예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종교행위 방식을 일시적으로 변경해 주실 간곡히 호소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북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내 교회의 집회예배를 전면금지하는 긴급명령을 내릴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내용이다. 이 지사가 이같은 행정조치를 검토한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5일 수원시 영통구 망포 2동 생명샘 교회에서 10명의 확진자가 나온데 이어 지난 6일 광명시 하안동 '함께하는 교회'에서는 부목사를 포함한 일가족 3명이 감염되는 등 이달들어 종교시설을 통한 감염이 새로운 경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 말미에서 "종교집회를 강제금지 할 경우 엄청난 반발과 비난이 예상된다"면서도 "도민께서 제게 맡긴 일 중 제일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불가피한 반발을 이겨낼 수 있도록 권한을 준 것이므로 비난은 그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의 일부로서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지사는 지역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천지 관련 시설 폐쇄기간을 2주간 추가로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이런 짐심이 통했는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신도수 기준 대도시 5000명 이상, 중소도시 500명 이상 도내 212개 주요교회 76개소가 집회예배를 진행하기로 계획했다가 집회예배를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57개소는 온라인·영상예배로 진행했다.

이 지사의 페이스북에는 이에 찬반 댓글이 수천건 달렸다. "종교 자유 침해다·교회 스스로 결정해야한다"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사회질서 유지가 먼저다"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압권은 진 중권 전 동양교대수의 몫이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 포퓰리즘도 적당히 좀 하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신앙의 자유는 대통령도 못 건드리는 것"이라며 "일개 도지사 따위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교회에 최대한 협조를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교회들을 위한 방역대책을 마련하는게 지사의 임무"라며 "입구에서 소독을 철저히 하고 최대한 감염확률을 줄일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며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감염자가 생기면 그건 지사가 아니라 목사가 책임질 일이니 방역을 해라, 정치할 게 아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1300만 경기도 수장인 도지사에게 '일개 도지사 따위'라고 쉽게 표현할 수 있다니 실로 놀랍지 아니할 수가 없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못 건드린다"며 은연중 자신은 대통령급 레벨이지 그 이하는 아니다라는 말처럼 느껴진다.

"교회의 최대한 협조를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라는 말은 진 중권씨가 코로나19 방역의 거시적 목표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8일 "코로나19  최악의 시나리오는 서울·경기 등 인구 밀접지역에서 집단 감염 발생이나 의료기관내 바이러스 노출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0만명이 넘는 서울·경기지역에서 감염 확산시 걷잡을 수 없다는 우려가 섞인 것이다.

또 교회내에서 감염자가 생기면 목사가 책임질 일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목사가 무엇을 책임진다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데 법적 책임까지 진다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책임은 한계점은 어디까지인지 묻지않을 수 없다.

중국에 이어 확진자 수·사망자 수가 두번째로 많은 이탈리아 정부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를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고 교황청은 역사상 처음으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일요일 뿐아니라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일반 알현도 11일에는 온라인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교황청 관계자는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신자들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될 위험이 있어 이같은 결정를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종교계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자 비상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천주교는 미사중단 조치를 추가로 연장했으며 불교는 모든 사찰내 법회를 중단한 가운데 각종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삼일절 주일예배를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했던 개신교도 온라인 예배를 상당부분 유지했다.

전국민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일상이 없어졌다. 고작 마스크 두장을 사기위해서 추운날에도 2~3시간씩 줄을 서면서도 기부문화에 적극 동참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이 시점에 진 전교수의 이번 비판이 노이즈마케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정치쇼라도 하는 편이 낫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비판은 있을수 있어도 비아냥은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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