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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인의 말 국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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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인의 말 국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5.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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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하는 말은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발언을 해야 국민이 신뢰를 하게 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이나, 막말을 하는 정치인들을 최근 종종 볼 수 있어 안타깝고 민망함이 들기도 한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수도권에서 출마한 차명진 후보가 세월호 관련발언을 잘못하는 바람에 당에서 제명을 받고, 결국 낙선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번에는 탈북한 북한 고위외교관 출신과 북한인권 운동가이며,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최근 정확한 근거나 증거도 없이 아무 말이나 하는 바람에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태영호 당선인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간 북한 TV화면에 나타지 않자,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 있게 말했다.

시민 입장에서는 북한의 고위외교관출신 등이어서 그들의 말을 신뢰한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도 가짜뉴스를 국민에 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퍼뜨려온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탈북민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비판을  받았다.

그 동안 정부와 청와대는 “특이 동향이 없다”고 계속된 설명에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출신인 통합당 태영호 당선인과 북한 인권운동가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은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계속 부추겼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 당선인이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극비사항”이라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긴 했지만 건강이상으로 단정한 것이다.

급기야 지성호 당선인은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확신 한다”고 말했다.

당시 사망시점으로 “지난 주말”을 언급했고, 이어 북한의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거침없이 내놓았다.

북한 인권운동가인 지 당선인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이들이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할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감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소식을 전하면서 두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대북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는 지 당선인의 사망설 주장은 하루 만에 ‘가짜뉴스’가 되고 말았다.

‘북한에 대한 정확한 분석·전망을 통해 북한의 본질을 알리고 대북 정책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이들 당선인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도 전에 신뢰가 국민들 앞에 추락한 셈이다.

탈북민 출신인 이들 당선인의 대북 정보력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앞으로 하는 발언에 시민들은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그것도 지나치게 가볍게 다뤄 시민들에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국회의원 자질론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당장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의 언급은 무책임한 발언 이었다”며 “사망설·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가 특정 국회의원 당선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이 동향이 없다”고 거듭된 정부 입장을, 두 당선인이 사실상 부인하면서, 혼란을 초래한 점을 겨냥했다고 할 수 있다.

4·15 총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통합당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이 될 수 있다.

통합당 지도부는 그동안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으나, 두 당선인에 대한 비판이 통합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다.

통합당출신으로, 현재 무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자청,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이라는 소스를 인용해 “심혈관질환  수술한 것이 맞는 것 같다.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설이 제기될 만큼의 징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28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통합당 의원들은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어떻게 곧이곧대로 믿으라는 것인가”라며 불신을 표출한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한 미래통합당 태영호·미래한국당 지성호 국회의원 당선인의 사과를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이 힘겨운 상황에서 탈북자출신 당선인들이 가짜뉴스를 무책임하게 퍼뜨려 대한민국을 또 한 번 혼란에 빠뜨렸다고 봐야 한다.

두 당선인이 헌법기관으로 활동하려면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이들이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아무 말이나 마구하는 것은 대한민국에 정착한 이후 그 동안 일부 국회의원이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을 배운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어 안타깝기도 하다.    

이들에 대한 비판수위가 점차 높아지자 뒤늦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는 사과할 언행은 삼가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당선인이 남북관계 등 중대한 국가적 현안에 관해 아무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행위는 남북관계와 북미대화를 방해하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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