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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어느 해 보다 특별한 폭염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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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어느 해 보다 특별한 폭염대책 필요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6.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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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부터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이 지난 9일 오전 11시를 기해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 등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33도가 넘는 무더운 날이 며칠 이어지겠다며, 서울과 경기 등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올 들어 처음 발령된 폭염주의보다.

앞서, 8일 경북 경산에는 폭염 경보가, 경북과 강원 영서 등 내륙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이날부터 9일로 넘어가는 밤 동안 강원 강릉의 최저기온은 25.7도, 양양의 최저기온은 26.3도를 기록하는 등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시민들이 잠을 설쳐야 했다.

기상청은 지난달부터 기온과 습도를 고려하는 체감온도 기준(33도 이상 폭염주의보, 35도 이상 폭염경보)으로 폭염특보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최고기온은 33도 미만이어도 습도가 높은 경우 폭염특보가 발표될 수 있으며,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어도 습도가 낮은 경우에 폭염특보가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습도가 50%일 때는 기온과 체감온도가 비슷하고, 습도가 10% 증가·감소할 때마다 체감온도는 1도 가량 상승·하강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 여름 폭염일수가 지난해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철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5~1.5도 높을 예정이며,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여름 더위는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름철 폭염일수는 20~25일, 열대야 일수는 12~17일 정도로, 평년 및 지난해보다 많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첫 폭염 예보(5월 15일)에 비하면 다소 늦은 편이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를 쓴 채 여름을 지내야 해 체감 더위는 물론, 온열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이나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이 나타나고,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일사병이라 부르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온열질환자 10명 중 8명이 실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무더운 날씨에는 가능한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활동을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폭염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어느 해보다 특별한 폭염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폭염이 지속될 경우 저소득층이나 노인들이 에어컨이 설치된 쉼터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이들이 쉼터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폭염 희생자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폭염대책으로는 부족하다며, 코로나19 영향을 포함한 새로운 폭염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도는 여름철 평균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폭염 빈도와 강도도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폭염저감시설을 대폭 확충,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 도민 불편과 피해를 줄인다고 한다.

그늘막 같은 폭염저감시설을 도내 2005곳에 추가 설치하는 등 올여름 폭염에 대비한 종합대책을 마련, 추진키로 했다.

우선,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폭염대책기간으로 정하고, 폭염 대응단계에 따라 상황관리 태스크포스(TF)팀은 물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종합적인 폭염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주요 대책을 살펴보면, 올 그늘막, 그늘나무 등 생활밀착형 폭염저감시설을 지난해 3610곳에서 올 2005곳을 추가, 총 5615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도비 64억5000만원과 시·군비 등 61억5000만원 등 총 126억원에 이른다.

또,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폭염특보 발령 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종사자인 생활지원사 등 3900여 명의 수행 인력이 취약노인 약 5만명을 대상으로, 전화나 방문 건강 확인 등 건강관리·보호활동도 실시한다.

폭염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행동요령을 담은 안내책자 5만부를 제작·배부하고, 도·시군 홈페이지, G-버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전광판 등 각종 홍보매체를 활용, 폭염대응 홍보활동도 적극 추진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감염병 방지대책의 일환으로, 지역사회 감염확산 시 무더위쉼터 임시휴관을 권고하고, 인공안개분사시설 등 쿨링포그, 바닥분수 등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될 수 있는 시설은 사용을 자제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지난 2003년 유럽을 휩쓴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만 1만5000여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프랑스는 새로운 법을 만들어 대비한 결과 지난해에는 2003년보다 더 강력한 폭염이 찾아왔으나 사망자는 1500여명밖에 되지 않았고 한다. 철저하고 효율적인 대비 덕분이다.

올 여름은 코로나19에 대한 방역과 함께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어느 해보다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위협받고 있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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