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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지방자치의 한 축, 지방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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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지방자치의 한 축, 지방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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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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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 충남 서산시의회 의장

필자는 지방의회, 서산시의회 의원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돼 6년째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지방의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가?’였다. 올해로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여전히 지방의회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이며 왜 있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분권 시대에 민의가 반영된 지방자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참여라는 것은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하므로 오늘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지방의회의 기능과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지방의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

기본적으로 지방의회는 의결권과 행정감시권 등의 권한을 가진다. 의결권이란 지방자치단체의 의사를 결정하기 위해 지방의회에 부여된 권한이다.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가 바로 조례 제·개정 및 폐지, 예산의 심의·확정이다. 지방의회는 국가에서 정한 법이 지역 내에서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자치입법권에 의해 제정되는 법규범인 ‘조례’를 제·개정한다.

또한 집행기관에서 제출한 예산안 심의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을 꼼꼼히 살피고 낭비성 예산이 편성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시민들의 혈세로 구성된 예산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성립될 수 있도록 한다. 행정감시권한은 집행기관의 행정사무 전반에 대한 감사와 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자의적이고 위법 부당한 행정처리 사항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해 시민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시정발전을 도모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시정질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행정사항에 대해 지자체장이나 관계자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그 의견을 물을 수 있다. 이처럼 지방의회는 지역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한 규범을 정하고,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며 궁금한 부분을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정치로 시민들의 삶에 즉각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지방의회는 왜 필요한가?

현재의 사회에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다. 고도의 중앙집권적 운영 형태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지방 소멸, 사회적 갈등 해결 등 지역사회 위기 해결능력이 떨어지고, 획일화된 공공서비스는 지역주민들의 다양하고 차별화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세계적인 추세 역시 지방자치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지방의회는 이러한 지방자치의 한 축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지방의회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조례 제·개정, 예산 심의·의결, 행정사무감사·조사, 민의 반영 등을 통해 집행기관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지역 주민을 존중하는 지역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지방의회가 없었다면 예산 심사와 행정사무감사, 정책 결정 대부분이 공무원에 의해 이루어져 주민들의 참여와 감시 감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회적 추세에 따라 공급자 중심의 행정에서 수요자 중심의 행정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방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먼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조속히 재상정돼야 한다. 여러 해에 걸쳐 시군구 의회에서는 반쪽짜리 지방의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지방자치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정부에서 발의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제대로 심의조차 하지 않은 채 임기가 종료돼 법안은 폐기 되고 말았다.

21대 국회에서는 해당 법안이 재상정되어 조속히 처되길 바란다. 주민조례발의, 지방의회 운영 자율화 및 역량 강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등의 내용의 담고 있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본격적인 주민주권이 구현되고 실질적인 자치권이 확대될 것이다. 그렇다고 지방의회는 마냥 법안 통과만을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된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부조리와 비리 등 불미스런 사건들은 지방의회 무용론에 힘을 실어줘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의원들도 항상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방의회가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항상 고민하고 연구해야한다. 지방자치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의정 역량을 강화해 민의가 수렴된 생활밀착형 정책수립과 입법활동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임재관 충남 서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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