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금요논단] 도시의 생존법칙
상태바
[금요논단] 도시의 생존법칙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0.07.16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식 논설실장

도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다. 고대 도시는 농업생산에 유리한 큰 하천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하 등 사원이 밀집되고 농업이 발달된 곳에서 도시는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도시는 씨족과 종교 중심으로 사람이 모여 살았을 뿐 제대로 된 모양새는 갖추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리스 로마에서 아테네와 스파르타 등의 도시국가가 발달되고, 농업생산과 종교생활의 거점이 생기면서 절대왕정의 위엄을 드러낸 도시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도시가 제대로 골격을 갖춘 것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이농현상과 함께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급속히 팽창한 도시는 주거문제를 비롯한 교통 상하수도 환경 등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으며 동시에 도시문제로 부상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룹이 생기고 이들이 도시를 움직이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도시의 리딩그룹은 시민의 세금을 거둬 도시의 현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들의 이익을 챙기게 된다. 따라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빈부 격차는 점점 벌어지게 됐으며 자본의 논리에 따라 계급과 계층, 지배와 피지배 등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나타나게 됐다. 또한 도시간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져 인구와 면적 경제력 등을 두고 순위를 정하는 ‘도시의 서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 뉴욕 도쿄 런던 상해 등 유명한 도시들이 많지만 의외로 1위는 중국 충칭이다. 충칭은 도시 인구가 무려 3235만 명이다. 우리나라 면적의 82%를 차지하고 있는 충칭은 면적만큼 인구도 단연 1위이다. 인도 델리 3029만, 중국 상해 2631만, 중국 베이징 2046만, 뉴욕 1974만 명 등이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제일 작은 도시는 어디일까? 이탈리아 로마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바티칸이다. 인구는 900명이고 교황이 국가원수이며 외교활동도 독립적으로 하고 있다. 참고로 서울은 975만 명으로 인구 순으로는 세계 25위이다. 인구 규모와 별도로 도시의 행복지수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2020년 세계 도시 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6개 도시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서울은 83위, 인천 88위, 대구 102위, 부산 107위이다. 1위는 핀란드 헬싱키, 2위는 덴마크의 오르후스, 3위는 뉴질랜드의 웰링턴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국가행복도가 전 세계 200여개 국가 중 61위인 것과 비교하면 도시의 행복지수는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한편 국민의 97%가 행복하다는 부탄은 경제력과는 거리가 완전히 멀다. 부탄은 히말라야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구 77만 명의 작은 나라이다. 국민소득이 2000달러로 전 세계 국가 중 164위에 해당되고 TV 보급도 90년대에 이루어졌다. 이런 상황에도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경제적 가치도 아니고 미래에 대한 기대, 실업률 등도 아닌 바로 국민 스스로 느끼는 삶의 만족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도시를 건강하게 하고, 무엇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까.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17개 광역단체와 226개의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있다. 기초단체는 75개의 시와 82개 군, 69개의 구가 있다. 광역과 기초를 합하면 243개의 자치단체가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캐치프레이즈를 ‘행복’으로 내세우고 있다. ‘행복도시, 행복한 시민’ 등 행복을 매개로 도시와 시민들을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주거 소득 고용 교육 환경 보건 치안 등을 고려했을 때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각종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국회 미래연구원이 2020년 7월 발표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별 행복지도에 의하면 수도권 등 한강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호남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높은 반면 영남과 경기 서부지역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고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시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건강한 삶을 위한 깨끗한 환경과 운동시설 편의시설 교통인프라 유통구조 등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대변한다.

1995년 완전한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후 전국은 한 때 관광개발과 축제가 홍수를 이루었다. 전국의 축제는 2014년 555개에서 2019년 890개로 늘어났다. 축제를 통해 지역경기를 살리려는 노력이 전국에서 똑같이 진행됐고, 똑같은 노력 때문에 대부분의 축제는 경쟁력을 잃고 겨우 몇몇 축제만 성공했을 뿐이다. 더욱이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는 대부분 취소돼 지역축제가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한 도시를 움직이고 있는 자치단체장과 공직자, 지방의원, 상공인, 언론 등은 이번 기회에 도시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시의 어두운 그림자를 도려내고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