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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의 세상보기] 경험(經驗)과 가치(價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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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의 세상보기] 경험(經驗)과 가치(價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8.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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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는다. 경험이다. 그저 겪고 지나가는 것인가. 아니다. 경험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 경험은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우리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우리가 살면서 어떤 일을 겪고 살았는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험은 그 사람의 인생관, 즉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경험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 객관적 대상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 작용에 의하여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이 뜻풀이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경험은 지극히 개별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같은 경험 또는 비슷한 경험이라고 해도 개인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고 깨달음도 다를 수 있다. 물론 깨달음의 시기, 폭, 정도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각기 인생관이나 가치관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동시대(同時代)를 사는 사람들이 동일한 사건을 함께 경험하면서 만들어진 ‘동시대인(同時代人)’의 관점과 의식은 동일한 가치관을 만들어 낸다.

가치란 무엇일까. 어떤 물건에게는 가격으로 매겨지기도 한다. 우리에게 가치는 선택과 판단의 기준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한다. 나의 가치관이 작용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가치관 정립’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였다.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 내 삶의 가치기준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해서 역사 속에 인물들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위인전을 통해 느껴보기도 했고, 내게 영향을 준 주변의 어른들을 보면서 깨달기도 했다. 오십 중반을 향해 살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은 어릴 적부터 이어져 온 그러한 고민들의 결과물일 것이다. 나 또한 과거의 내가 했던 부끄러운 선택이 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불현 듯 부끄러운 기억에 사로잡힐 때면 스스로 괴로움을 겪곤 한다.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인이 되신 뉴스를 접했다. 나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큰 충격을 받은 뉴스였다. 최초로 3선의 민선(民選) 서울시장을 지낼 만큼 시민으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존경을 받아 오신 분이다. 인권변호사로, 시민운동가로, 3선의 서울시장으로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분이기에 그 소식을 처음 접하고 나는 한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고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아울러 그분의 수많은 업적과 사회적 공헌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

박시장의 사망 사건을 보면서 나는 ‘과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인생이 있을까’라는 의문에 빠진다.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로(功勞)는 공로대로 평가받고 또 잘못한 일은 그 자체로 평가받으면 된다. 침소봉대 하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무작정 두둔하는 것도 금물이다. 우리는 이 경험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의 자격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올바른 가치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1972년 6월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던 5명의 괴한이 체포됐다. 그 중 한명은 닉슨의 경호원이었다. 공화당의 닉슨은 압도적 표차로 대통령 재선에 성공했지만 결국 이 사건으로 1974년 8월에 사임했다. 닉슨은 이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전화녹음 증거에 의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밤쉘(Bombshell :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라는 영화가 국내 상영관에서 개봉됐다. 2019년에 제작되어 미국에서 개봉됐던 이 영화의 내용은 로저 유진 에일스(Roger Eugene Ailes)라는 미국의 폭스(Fox-Tv) 뉴스 회장이 자신의 뉴스채널 여직원들을 성추행 했던 사실을 폭로해 가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와 함께 다주택을 보유한 고위공직자, 정치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뜨겁다. 어느 공직자는 강남의 아파트를 남겨두고 지방의 아파트만 매각했다고 맹비난 받고 있다.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는 언행의 일치가 생명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중의 잣대를 지녀서는 안 된다. 이중의 잣대는 정치가 아니라 야바위다. 정치는 진솔(眞率)함에서 시작하고 진솔함으로 끝마쳐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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