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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순천시, 코로나 지역발생 10일만에 확진자 57명서 0명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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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순천시, 코로나 지역발생 10일만에 확진자 57명서 0명 비결은
  •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 승인 2020.09.20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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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행정조치·지역차원 총력 대응
시민의 자발적 협조·연대의식 보여줘
공감·신뢰로 ‘방역 성공’
[순천시 제공]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시 문화의거리에서 헤어숍을 운영하는 K씨는 지난 8월 22일부터 2주간 가게 문을 닫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이 발령되자 거리에는 사람도 차도 다니지 않았고 예약도 취소됐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이번 기회에 동참,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순천웃장 번영회 회장인 S씨는 관광객이 많이 오는 국밥골목에 식당이 밀집돼 있다 보니 상인들도 부담스럽고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될 것 같다는 걱정에 지난 8월 25일부터 2주간 200여개 점포 모두 휴장키로 결정했다.

시가 지난 8·15광복절 집회 이후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자 급증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그 비결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서울 방문판매업체를 방문한 70대 여성을 시작으로 2차 3차, n차 감염으로 이어지던 순천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10일 만에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시는 “지난 9월 17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69명으로 8월 29일 이후 자가격리 및 해외입국 확진자 7명을 제외하면 8월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 동안 57명에서 0명으로 집단감염을 종식시켰다”고 20일  밝혔다.

8월 29일부터 19일째 신규 동선에 의한 감염자는 제로 상태다. 이처럼 순천시가 단기간에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허석 시장은 그 이유로 3가지를 들었다.

첫째 순천시의 선제적인 행정조치다.

순천시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이틀만에 전남도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추가 발령, 22종 3,553개 업소에 대해 강도 높은 영업 제한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다.

둘째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다.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자발적 휴업과 포장 주문과 배달 위주의 영업 등 행정명령을 잘 따라 주었다.

운영중단 시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헤어숍과 음식점 등 개별업소별로 휴업에 들어갔으며 전통시장인 순천아랫장과 순천웃장, 지하상가 시내몰은 전체상가가 휴장에 동참했다.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은 물론 공원 산책, 체육활동 등 일상 활동을 잠시 멈추고 집에 머물렀다.

[순천시 제공]
[순천시 제공]

셋째 지역차원의 총력대응이다.

시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추가 운영을 시작, 질병관리본부, 전남도, 인근 지자체에서 파견 온 역학조사관과 경찰관 20여 명을 투입, 치밀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고위험시설과 종교시설, 노래방, 목욕탕 등은 공무원이 매일 현장 점검하며 사업주들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자가격리자 2,072명에 대해서는 전담공무원이 1:1로 밀착관리를 함으로써 추가 감염경로를 차단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보건소 직원이 땀을 닦으려고 방호복을 벗다가 확진이 되고 탈진하기도 했다.

또 관내 병원, 학교, 경찰서 등 18개 기관이 참여하는 민관공동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공동 협력·지원방안을 협의했다.

▲ 순천시서 추진하는 권분운동 ‘주목’

시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로 무료급식이 중단되자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어르신과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일주일분의 식료품과 의료용품이 든 권분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순천시 제공]

허 시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는 ‘철부지급(轍之急)’이라는 고사성어처럼 목마른 사람에게 당장 물 한 모금을 주는 신속함이 필요하다”며 “권분은 목민심서에 나오는 내용으로 흉년에 배고픈 백성들을 돕는 부자들의 ‘나눔운동’이라며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권분운동이 필요하다며 제안했다”고 말했다.

권분상자는 현재까지 2억4천4백만 원 상당의 기부를 통해 6차에 걸쳐 5,500여 명에게 지급됐다. 권분운동은 의료인력 지원으로도 이어졌다. 거제 거붕백병원에서는 의료인력 5명을 파견,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은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이외에도 진단키트, 열화상 카메라 등 물품 기부와 응원메시지를 보내와 방역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돼 줬다.

▲ 아쉬웠던 사례도

8·15광복절 이후 확진자가 급속도로 퍼지자 전남도 차원의 순천 현장 방문을 순천시가 부실 대처, 전남도로 지휘권이 넘어갔다는 정치적 고의성이 짙은 인터넷 게시글이 있었다.

일부 지역커뮤니티에서는 확진자동선과 신상에 관한 허위정보들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신속한 재난문자 발송과 시 홈페이지로 정보를 일원화하고 매일 발생상황을 브리핑하면서 허위사실들은 사그라들었다.

[순천시 제공]
[순천시 제공]

이처럼 수도권이나 타 지자체보다 강도 높은 선제적인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협조한 바탕에는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이 행정과 시민 모두에게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또 시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단간 내 방역에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즉 공감과 신뢰는 ‘가장 강력한 백신은 시민이다’는 연대의식을 심어주며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허석 순천시장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코로나 19 위기상황에 대해 후배 공무원들이 지침으로 삼을 수 있도록 각 부서의 대응 전략과 시민들의 체험수기를 모아 코로나 위기관리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전국매일신문] 호남취재본부/ 서길원기자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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