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우리나라는 강의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청소년의 재능 발휘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로 이목이 집중됐던 ‘알파고-이세돌 대국’에서 알파고가 4대 1로 승리한 사실은 이를 대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래 사회에 청소년이 가장 우선적으로 발휘해야 할 소질 중 하나로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감성지능을 강조하고 있으며 ‘숲교육’이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숲은 그 자체가 교실이며 나무, 꽃, 열매 등 모든 자연물이 학습 및 체험 도구로 사용된다. 그리고 숲 고유의 아름다운 풍경, 은은한 향기, 잔잔한 음색은 청소년의 오감을 열고 자기주도적인 생각을 일깨우게 해주어 창의성 발달은 물론 정서·인성 함양을 통한 전인적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덴마크의 숲유치원, 독일의 칼스루에 숲교실과 슈투트가르트 숲의 집 등 유럽의 수많은 나라들은 일찍이 숲교육을 도입하여 활성화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산림청 또한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 2012년부터 본격 시행해 숲교육 활성화에 대한 기반을 마련한 후 산림교육센터, 유아숲체험원 조성 등 인프라 확대와 프로그램 개발·보급·인증 등 교육 품질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산림청에서 적극적으로 숲교육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숲교육은 실제 학교 교과과정의 도입 초기 단계에 있으며 숲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성 검증을 통한 정식 교과목 편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 또한 남아있다.
이에 따라, 북부지방산림청은 2012년부터 학교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따른 주말산림학교 운영을 시작으로 매년 교육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청소년 녹색체험교육을 통하여 청소년을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창의적인 리더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청소년 녹색체험교육이란 성장기 청소년의 정서·신체 발달, 숲의 가치 인식 및 진로 탐색 등을 위해 실시하는 숲교육 및 체험활동을 뜻하며, 북부지방산림청이 2019년 관내 중학생 4500여명을 대상으로 14차시 정기형 숲교육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결과 참여한 학생의 90% 이상이 재참여 의사를 표시하였고,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변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 교사 또한 숲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선적·목표 지향적 사고를 가졌던 학생들이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에 쉼표를 찍음으로써 본인을 성찰하는 기회까지 얻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북부지방산림청은 교육부 자유학년제 학사 일정과 정식 연계한 17차시 숲교육 프로그램(산림분야 체험 활동, 진로 탐색 등)을 개발 후, 2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연 5000여명의 관내 중학생들에게 본격 운영하고 있으며 숲교육의 효과성 검증 및 정식 교과목 편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날 대다수 청소년들이 학교나 학원 등 정해진 틀 속에서 반복적으로 서열 중심의 교육을 받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숲은 더 이상 단순히 휴식만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자연과의 교감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여 화합과 배려를 익히면서 자기주도적인 인격체가 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숲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언제나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겨우내 차디찬 추위를 이겨내고 봄이 오면 아름다운 꽃과 잎을 피우는 숲속의 나무처럼 청소년들 또한 숲교육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탐색하고 어려움을 극복하여 창의적인 인재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최수천 북부지방산림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