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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한파를 이기는 똑똑하고 안전한 영농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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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한파를 이기는 똑똑하고 안전한 영농방법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12.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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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올해 겨울은 좀 따뜻 하려나 싶은 기대감이 무색하게 12월부터 매서운 한파가 매몰아 친다. 한파(寒波)와 대설(大雪)에 대비해야 하는 겨울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인데 농업현장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2000년대 들어 가장 추웠던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를 떠올린다. 당시 지구온난화로 북극빙하가 녹으면서 극지방의 한기가 중위도까지 몰려오는 현상이 나타나 역대 급 한파가 몰아친바 있다. 이때 대관령 기온은 영하 26.8도, 서울은 영하 16.5도까지 떨어졌으며, 한파일수는 103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필자는 30여 년간 공직에서 가뭄, 태풍, 폭설 등 농작물 및 농업시설 자연재해에 대한 사전 예방대책 추진과 재해피해지원을 담당한 바 있다. 경험을 살려 겨울철 시설하우스 농작물, 과수, 가축, 농업시설물의 안전관리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한파가 지속될 경우 나무가 얼어붙는 동해(凍害)가 우려된다. 동해 예방을 위해 과수나무 원줄기에 백색 수성페인트를 바르거나 보온재 등을 감싸준다. 축산 사료작물은 파종 후 적절한 시기에 땅을 밟아 줌으로써 토양 속 수분이 얼어 땅이 부풀면서 발생하는 한발(旱魃)피해를 줄이도록 한다. 시설하우스에서 자라는 농작물은 저온피해나 동해를 입지 않도록 온풍기, 온실커튼 등 시설을 수시로 점검해 고장에 대비하고 동해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보온용 커튼이나 보온덮개는 해가 뜨는 즉시 걷어 햇빛을 많이 받도록 하고, 온풍 난방기를 가동한다. 오후에는 해가 지기 전에 피복재를 덮어서 보온력을 높이도록 한다.

한파·대설로 인한 저온장해로 작물 자람이 좋지 않을 경우 요소 0.2%액이나 제4종 복합비료 등을 잎에 뿌려 자람을 촉진시켜준다. 동해를 경미하게 받아 회복이 가능한 포장은 햇빛을 2~3일간 가려 주었다가 서서히 햇빛을 받도록 해준다. 피해가 심해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씨뿌리기하거나 모를 길러 아주심기를 한다.

둘째, 추운날씨가 지속되면 가축의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환경관리와 영양 공급에 주의해야 한다. 축사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통하는 틈새를 막아 가축이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축사 안쪽은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전열 기구 등 전기 사용량이 늘면서 누전이나 합선에 의한 사고위험이 높기 때문에 화재예방에 주의한다. 보온등과 온풍기 등 전열 기구는 정해진 규격과 용량에 맞게 사용해야 해야 한다. 축사 위 쌓인 눈에 의한 붕괴에 대비해 보수를 하고 샛바람 방지를 위한 보온덮개와 난방기 등을 준비한다. 축사가 무너졌을 경우, 우선 가축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미지근한 물을 먹여 저온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한다.

셋째, 오래되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시설은 하우스 중간 중간 버팀목을 보강한다. 폭설이 내린 지역은 비닐하우스 위의 눈을 빨리 치우고, 하우스 양쪽의 눈도 쌓이지 않도록 치워준다. 온풍난방기가 설치된 하우스는 내부 보온시설을 걷고 온도를 높게 가동하여 지붕위에 쌓인 눈을 녹아내리게 한다. 폭설로 비닐만 파손된 시설하우스는 빨리 비닐을 씌운다. 뼈대가 휘어 지붕이 주저앉았을 경우, 시설하우스 내부에 기둥을 세우고, 작물 위에 소형터널을 2~3중으로 씌워 저온으로 인한 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한다. 비닐하우스 옆 배수로는 깊이 파서 눈 녹은 물이 안쪽으로 들어와 습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농산물 소비부진, 농업자연재해, 과수화상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발생 등으로 농가 피해가 어느 해보다도 컸다. 겨울철은 높은 난방비로 시설원예농가나 축산농가에 부담이 되는 계절이다. 이런 상황에서 맞이하는 이번 겨울은 우리 농가에 더욱 가혹한 시기가 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지만 농업분야에도 엄중한 상황 인식과 이에 걸맞은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겨울철 농산물의 원활한 공급과 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유류대 및 에너지 절감시설 지원 등 종합적인 농가 지원책을 내놔야 하겠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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