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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장시설은 편익시설인데, 뭐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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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장시설은 편익시설인데, 뭐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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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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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규명 이천시립화장장반대 범여주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네, 맞습니다. 요즘 사망자 5명 중 4명은 화장을 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약 80.8%를 육박하는 추세입니다. 어쩌면 99.9%가 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을 화장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편익시설이 맞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편익시설이면서 이율배반적이게 기피하는 시설 또한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쓰레기 처리시설, 음식물 처리시설, 축분 처리시설, 기타 수많은 편익시설들이 내 집, 내 고장 인근으로 오면 기피하게 되는 시설이 됩니다. 냄새와 오염 등을 이유로 기피하는 경우도 있고, 혐오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기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장시설은 어떨까요? 당연히 기피시설이지요. 우리나라는 자고로 장례와 관련된 시설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예전에 곳간(장례 치를 때 시신을 옮기는 역할을 했던 상여를 넣어두는 창고) 옆을 지나갈 때면 왠지 두렵고 오싹한 기분에 뜀박질로 뛰어 가거나 돌아서 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그런 이유이고, 공동묘지나 화장장은 아예 인가가 없는 후미진 곳에 만들어서 생활공간과 거리를 두게 된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게다가 화장을 하면 발생하는 다이옥신(1급 발암물질)을 비롯한 각종 환경호르몬과 유해물질에 노출될 우려 또한 없지 않다 하겠습니다. 그런 화장시설을 이천시가 우리 여주시와 경계가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설치한다고 합니다.

속상하고 화가 납니다. 이천시는 우리 여주시가 반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천시는 공모를 통해 수정리 주민들이 신청을 하였고 이곳을 적법한 행정 절차를 통해 결정하였기 때문에 이를 번복할 이유도 없고 여주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하여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게다가 화장시설 자체가 편익시설이며 법에 의하여도 인근 시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시설이므로 적법하다고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니 여주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속상하고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우리 여주시가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 여주‧이천의 특수성과 인과 관계에 대하여는 논하지 않아도 다 아실 듯싶어 논외로 하겠습니다.

첫째 이천시의 공모 문제입니다. 이천시는 이렇게 좋은 편익시설을 100억 원의 인센티브를 걸어서 공모하였고 이를 수정리가 신청하여 결정되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시설을 왜 100억 원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하며 공모하였을까요?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 여주시에는 편익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2012년 경 공모에 의해 이천시 단월동에 결정되었던 화장시설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의하여 취소 시켰으며, 백사면에 있는 효자원 장례식장에 설치하고자 했던 화장 시설은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우리 여주에는 애써 편익시설이라고 주장하는 화장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법적 제한 조치도 없으며, 환경에 무해 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천시는 그렇게 자기 지역 내에 설치하고자 했던 화장시설은 취소하거나 저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예전에 추진했던 화장시설은 잘못된 화장시설이고, 사설 화장장은 법적 제한 조치가 많이 있는 것인지요? 이해 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장소의 문제입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화장시설은 산 속에 있습니다. 이유야 많겠지만 우선 뽑아보면 당연히 우리들 마음 속 깊이 숨겨져 있는 화장시설에 대한 불편함 때문입니다. 곳간 옆에 가면 왠지 모를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처럼 화장장에 들어서면 섬뜩한 기분에 참 힘겨운 적이 많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하여 화장시설이 현저하게 적은 이유도 설치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기인한 바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시설의 위치는 산 속 깊은 곳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 두 번째가 환경문제입니다. 화장하게 되면 나오게 될 유해물질이 산 속에서 어느 정도 정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던 산림녹화의 절대적 이유가 환경정화였으니 화장시설의 유해 물질도 일부분 정화될 것이라고 확신 합니다. 게다가 바람을 차단시켜 냄새와 유해물질이 인가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작용도 틀림없이 있을 테고요.

설사 위에 적시한 내용들이 다 틀렸다 하더라도 화장시설이 들어서는 곳 주변의 주민들은 화장시설이 산 속에 있어 안심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이천시는 산이 아닌 평야지대에 화장장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시설비가 적게 들어가서 선택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세 번째 문제는 양심의 문제입니다. 공모에 의해 신청한 수정리 주민들의 주거지는 화장시설이 입지할 곳에서 약 2k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우리 여주의 주민들이 사는 취락은 바로 앞 800m도 안 떨어져 있고 말입니다. 마을회관도 매화리는 1.3km, 용은리도 1.4km뿐이 안 떨어져 있는데 말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편서풍이 부는 곳이며, 우리 여주시 인접지역은 모두 화장시설의 동쪽에 위치 해 있어 심리적 불안감과 피해는 온통 여주지역 주민들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화장시설이 설치되는 곳은 경강선 전철선로와 3번국도가 귀신처럼 교차하여 이천시는 이미 버린 땅이나 매한가지인 곳입니다. 속된 말로 변방에 위치해 있는 곳이죠.

그러나 우리 여주는 다릅니다. 여주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꼭 필요한 시작점이 되는 곳입니다. 경강선 세종대왕릉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이 한창이고 국도를 통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곳이라 앞으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을 선정 해 놓고 여주시민이 이를 반대하는 행위를 잘못된 것으로 몰아가는 것은 파렴치한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천시민이 행복해야 하는 것처럼 같은 경기도에 있는 우리 여주시민도 행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라고 반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천시는 앞으로 똑같은 입장에 처해질지도 모릅니다. 인근 안성시와 양평군도 화장장을 만들기 위해 꿈틀대고 있고 그곳이 이천시와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광주시도 함께요.

그리고 내로남불. 이천시 신둔면 일대를 돌아다녀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현수막이 있습니다.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을 이천시민은 먹고 살 수 없다” 게다가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천시장과 이천시 의회 등 수많은 분들의 인터뷰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천시와 협의하지 않은 시설은 이천시민의 행복을 위해 인근에 설치할 수 없다” 산으로 분리되어있고 게다가 1km 이상은 전부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우리 여주에서 주장하는 것은 별것 아닙니다. 다른 시군처럼 화장시설을 우리 여주시의 경계에서 최소한 2km이상 이격하여야 하고 산속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간절한 외침이 어찌 불합리한 주장이란 말입니까?

우리 여주시는 인근 원주시와 횡성군과 함께 장장 1년 6개월 이상을 협상을 통해 광역화장장을 설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협치의 좋은 예입니다.

이천시도 이천시민과 함께 협상을 통해 훌륭한 화장시설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선린관계를 유지해온 우리 여주시와의 아름다운 관계도 영원토록 지속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간절히 기원합니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경규명 이천시립화장장반대 범여주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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