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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칼럼] 생명과 삶①-첫 번째 이야기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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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칼럼] 생명과 삶①-첫 번째 이야기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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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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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우 단양 시장약국 대표약사

물은 생명이다. 정확한 말은 아니지만 모든 생명은 물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물이 없다면 일정 시간(인간의 경우 3일 정도)을 버틸 수 있지만 생존에는 심각한 문제가 나타난다. 어떤 생명도 없다고 생각되는 사막에서도 비가 내린 후 생명이 꿈틀되는 것을 볼 수 있듯이, 모든 생명은 물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Thales BC 624 ~ BC 545 그리스의 철학자, 수학자 밀레토스 학파의 창시자)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칭했다. 그리고 현재의 사람들한테 탈레스는 최초의 철학자, 최초의 수학자, 그리스 7대 현인으로 알려져 있다.

탈레스는 자신이 던진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물”이라고 대답했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엉터리라고 여겨지겠지만, 기원전 6세기경에 이성적인 능력을 넘어서는 문제에 대해서 신화적인 답을 하던 당시의 사람들과 달리 탈레스의 대답은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이다.

탈레스가 서양철학의 아버지로 불린 이유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힘에 의존하지 않고, 앎 자체를 목적으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답을 구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은 물” 이라고 했는지 알 수 없으나, 물은 자연과 생물을 구성하는 기본물질이다.

물의 특징을 보면 ① 물(H2O)은 상온에서 액체이면서 기체(예 : 수증기, 습도)이다. 공기 중에 있는 물질(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등)보다 가볍지만 주로 액체로 존재한다. ② 높은 표면장력을 가지고 있다. ③ 물은 모든 것을 녹이는 만능용매로 작용한다.

이런 물의 특징은 물의 구조에 기인한다. 물은 산소와 수소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형태는 부메랑 모양으로 삼각형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산소가 있는 곳은 음전하를 띠고, 수소가 있는 곳은 양전하로서 물은 극성을 띠게 된다. 이러한 극성은 물과 물이 서로 결합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을 수소결합이라고 부른다.

물이 가지고 있는 수소결합 덕분에 물은 물 분자가 서로 결합하게 되고, 물을 거대한 분자로 만든다. 또, 물의 수소결합은 1×10-11초에 한 번씩 바뀐다. 물의 수소결합 변화를 통한 강력한 진동(brownian motion브라운운동)과 물의 극성에 의한 특징은 모든 물질을 녹이는 만능용매로 작용한다.

물은 변화한다. 높은 산에서 시작한 작은 물줄기는 계곡을 만들고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간다. 이 흐름 속에 다양한 물질을 녹이고, 물에 녹은 여러 물질은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다. 또, 물은 증발이 되고, 증발된 물은 언젠가는 비로 내리게 된다. 물은 순환하면서 물질의 이동도 같이 하게 된다.

그렇다면 생명에서 물은 어떤 의미인가? 바로 변화를 의미한다. 어제 본 나와 오늘의 내가 같아 보이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고, 단지 그 변화에도 불구하고 같아 보이는 것을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뼈의 조직도 끊임없이 바뀌어서 7년마다 한 번씩 몸 전체의 뼈가 새로 바뀐다. 인체 변화의 중심에 바로 물이 있다. 물이 있기에 영양소가 모든 세포로 이동할 수 있고, 물이 있기에 세포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을 신장을 통해서 외부로 배설할 수 있다. 물이 있기에 생명반응(인체의 대사)이 일어날 수 있고, 물이 있기에 인체는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탈수(dehydration)는 체내 수분의 부족(약2%이상)으로 인체에 악영향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탈수의 주요 증상은 갈증 증가, 건조한 입, 어지러움, 피로, 정신 집중 장애, 소변 배출량 감소, 피부건조, 움푹 들어간 눈 등이 있다. 가벼운 탈수는 붉어진 얼굴, 현기증, 허약 및 팔 다리의 경련이 나타나고, 중증도 탈수에서는 기립성 저혈압, 두통, 심부전, 빠르고 깊은 호흡, 빠르고 약한 맥박과 팔, 다리, 위 및 등의 심한 근육 경련 등이 나타난다.

치료되지 못한 심한 탈수는 탈수에 의한 다양한 증상이 명백하게 나타나고, 심박수 증가, 말초 청색증, 차가운 손발 및 혼란, 무기력, 과민성이 나타난다. 심한 탈수(체액의 12% 정도부족)를 치료하지 못하면 저혈량성 쇼크(hypovolemic shock)와 사망에 이룰 수 있다. 또 탈수가 지속되면 신장, 간, 뇌와 같은 내부 기관의 심각한 손상으로 기능 부전(간부전, 신부전 등)이 일어난다.   

태어나는 순간 신체는 성장을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노화가 시작되고, 죽음을 통해서 삶을 완성한다. 하지만 질병은 노화의 동의어가 아니다. 단지 인체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신체의 적응(adaptation)에 문제가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 그러면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질병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인체를 구성하는 물의 비율은 태아는 90%, 성인은 70~60%, 노인50% 정도가 된다. 인체에서 물이 줄어든다는 것은 인체의 대사가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대사의 감소는 음식 섭취의 감소와 신체 회전율(body turnover)도 감소시킨다. 이것은 인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조를 제때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장기의 기능부전을 일으키고 결국 질병이 된다.

질병의 치료는 다양한 검사수치를 정상으로만 맞추는 것이 아니고, 인체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것이고, 다양한 영양소와 더불어 인체의 체액(물과 미네랄이 녹아 있음)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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