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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수 공백 최소화위해 시스템개선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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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수 공백 최소화위해 시스템개선 주력해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1.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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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2018년 같은 사건으로 350여일간 수감됐던 서울구치소로 이송됐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 난지 약 3년 만이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이어 3개월 만에 그룹의 구심점인 이 부회장이 구속되자 삼성은 충격에 휩싸인 채 침통한 분위기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한마디로 참담하다”면서 “사실 회사 내에서는 집행유예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데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향후 대규모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 주가도 급락해 약 30조원이 증발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날 주가 급락으로 삼성그룹 내 상장사 시가총액만 약 28조원이 줄어들었다.

기업 오너 경영자의 경영 공백 사태로 인해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시장이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15일 기준 803조5190억원이 었으나, 이날 775조5550억원으로 떨어져, 불가 하루 만에 27조9640억원이 날아간 셈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법정 구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그룹 주요 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면서 “이번 구속으로 상속세 납부와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분할·합병·매각논의 등은 당분간 표면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 또한 삼성그룹 주를 대거 매도해 코스피 하락을 부채질했다. 시가총액 중 3분의 1 넘게 차지하는 삼성그룹 주가 대거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오너 경영자인 이 부회장 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 주요 결정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장기적 성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총수 공백 상태로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 등 주요 결정에서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교수는 “삼성전자와 같은 정보통신 산업에선 적시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쟁사인 애플이나 구글 등 IT기업들은 최근 인수합병을 활발히 벌이고 있지만, 총수가 사라진 삼성은 주요 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오너 경영자가 수감 될 경우 현상 유지만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단기적 실적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이 부회장이 수감 됐을 때 삼성 최고경영자와 임원 인사가 지연되고, 구조조정 결정도 미뤄졌던 게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업계에서 기술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과감한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이 어려워 중장기적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총수 공백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스템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블룸버그·로이터·니혼게이자 등 외신들도 앞다퉈 삼성전자가 외국 경쟁기업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총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은 한국 최대 기업 집단으로 이 부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그룹의 경영이나, 한국 경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 중이던 2017년 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삼성전자에서는 대형투자가 올스톱된 바 있다. 이번에도 이 부회장 주도로 진행 중인 시스템 반도체사업 133조원의 투자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가 경제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총수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대형 인수합병이나 투자 관련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갈수록 신기술이 선점하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이 부회장 구속으로 인해 삼성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도 수습되지 않아 경제의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견인차역할을 해야 할 거대기업의 사령탑 부재는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도 크다. 미·중 무역 갈등과 세계 반도시장에서 외국 경쟁기업과 경쟁에서 밀릴 우려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이제 남아있는 희망은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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