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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폼생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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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폼생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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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0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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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치영 대전면접스피치교육원 화술박사

스포츠는 폼이다. 폼이 잡히면 원하는 스피드도 홈런도 다 된다.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 형광펜으로 밑줄 그으면서 폼 잡으며 공부하면 공부도 잘된다. 중요부분을 밑줄 그으면서 공부하니까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온다. 그리고 복습할 때도 밑줄 친 부분만 읽으면 되니까 효과적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예쁜 옷 입고 분위기 있는 곳에도 그림 좋게 폼 잡고 프러포즈 하면 잘 먹힌다. 노래도 그렇다. 있는 폼 없는 폼 잡아야 감정표현이 잘 된다. 스피치도 그렇다. 무표정한 얼굴로 경직된 몸으로 제스츄어조차 사용할 줄 모른다면 좋은 스피치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물에 술탄듯 술에 물탄 듯해서야 어떻게 사람들에게 감흥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한다.

열정을 쏟아 부으려면 온도를 높여야 한다. 폼 나게 표정을 살리고 제스츄어를 넣어야 익사이딩한 스피치를 할 수 있다. 비즈니스도 그러하다. 인생도 그렇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

사람도 그렇다. 외모가 그럴 듯해야 좋다. 꾀죄죄하게 살지 말자. 기를 살리자. 없어도 있는 척 해야 한다. 죽는 소리하면 자신부터 스스로 얕잡아 보고 세상 사람들도 우습게 생각한다. 그래서 더 힘들어진다. 폼생폼사다. 폼을 잡다보면 힘도 생긴다.

요즈음은 SNS상에서 좀 더 ‘있어 보이도록’ 만드는 능력을 의미하는 ‘있어빌리티(있어+ ability)’가 SNS와 생활양식의 핫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있어빌리티는 우리말의 있다와 능력을 뜻하는 영단어 ‘ability’를 결합한 신조어다.

있어빌리티는 좋은 차나 명품 가방이 아닌 자신만의 취향, 경험, 재능 등을 매력으로 극대 화해 연출하는 게 특징이다. 레스토랑이 아닌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예쁘게 차려 놓고 사진을 찍거나, 해외 또는 관광명소가 아닌 매일 다니는 집 골목을 배경으로 콘셉트 사진 을 찍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적당한 허세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남과 비교당하며 낮아지는 자존감을 회복하 고,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업직처럼 직업상 사람을 자주 만나는 직업군은 낭비하지 않는 선에서 좋은 옷과 패션아이템, 적절한 자기 PR로 약간의 허세를 부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허세는 팍팍한 삶에 활기를 더해주는 양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 다.

PR이란 피터지게 알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좀 더 잘 보이고 싶어 하고,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이것 또한 적당한 과시욕의 발로다. 과시욕이 있어야 더 노력하 고 더 힘을 낼 수 있다. 적당한 과시욕은 삶의 동기부여가 된다. 있는 폼 없는 폼 살려보 자. 그게 젊게 사는 비결이고 신명나게 살아 가는 방식이다.

외동딸만 가졌던 어떤 백만장자가 수영장에 거대한 악어를 풀어놓고 그 수영장을 헤엄쳐 건너오는 용기 있는 자에게 딸과 전 재산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많은 청년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어느 청년이 용기 있게 수영장으로 뛰어들더니 사력을 다해 무사히 수영장을 건너 왔다.

백만장자가 약속대로 딸과 전 재산을 주겠노라고 선언하려는 순간 그 청년이 건너편에 있 는 젊은이들을 향해 ‘야, 어떤 놈이 내 등을 떠밀었어?’하고 소리쳤단다. 하하하... 등 떠밀려 악어가 우글거리는 수영장을 건넌 청년처럼 우리도 악어가 우글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사력을 다해 세상을 횡단해 보자. 폼 나게 엣찌있게...

오늘은 찢어진 청바지에 검정 와이셔츠에 회색 재킷 입고 출근해 보려 한다. 좀 더 엣찌 있게 , 좀 더 폼 나게, 좀 더 영하게... 그게 살아가는 맛 아니겠는가?

[전국매일신문 기고] 윤치영 대전면접스피치교육원 화술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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