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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환경변화에 걸맞은 우리 농업의 변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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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환경변화에 걸맞은 우리 농업의 변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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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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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농업은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조화시키며, 여러 가지 공익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국토의 정원사로, 문화 전통 지역사회의 보존자로, 그리고 환경생태계의 파수꾼으로 농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름다운 강산과 경관, 그리고 산하에 가득한 맑은 공기, 깨끗한 물까지 농업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실로 다양하며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농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 역시 농업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농업을 외국 농업에 비해 비능률적인 산업, 그것을 생산하는 농촌은 비효율적인 일터로 보는 시각도 많다. 흔히들 우리가 일이 안 풀릴 때 “농사나 짓지” 하는 말은 이런 시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쏟아냈지만 아직도 우리 농업의 현실은 어둡다.

농가의 낮은 소득은 농가수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농촌의 고령화 현상을 가져와 우리 농업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기상이변과 온난화로 인한 수확량감소, 품질저하, 원유가 인상으로 인한 경영비 증가로 안정적 농산물 생산에 제약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포기,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여러 가지 국제협약으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면초가(四面楚歌)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농업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분명 농업은 생태보존과 생명산업으로서 공익적 존재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필수 기간산업(基幹産業)이다. 농업은 반드시 회생시켜야 한다. 퇴화(退化)를 막고 진화(進化)의 궤도를 찾아야한다.

우리 농업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환경변화에 걸맞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의 전통적인 역할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반면 과학기술의 발달, 정보화 사회, 경제발전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새로운 가치관의 확대 등 농업에 요구되는 역할과 기능, 포용성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첨단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농업부문에도 영향을 미쳐, 이미 기술・경영・정보가 주도하는 신농업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미 선진국의 경우는 고부가가치 농업이 전개됨에 따라 농촌사회에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즐기면서 농사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젊은이들은 벤처형 농업에 참가하여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사업 아이디어, 시장원리가 농업의 성장과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과 경쟁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에 부응하여 농업의 시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농업도 경제적 효율성과 가격경쟁력만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가격과 품질이 모두 고려된 종합적인 국제시장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때다.

자원이 부족하고 협소한 우리나라는 농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기틀을 튼튼히 마련해야 한다. 생산된 농산물을 단순히 포장, 껍질만 벗겨 상품화하는 기존의 가공으로는 소득을 올릴 수가 없다. 소비자의 구미에 맞고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안전한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 각기 다른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기능화․명품화해야 한다.

고품질 농산물뿐 아니라 농업이 갖고 있는 생태, 환경적인 장점도 살려 이를 첨단 산업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농업과 농촌이 가지는 이런 장점을 살린 체험농장을 만들어 관광 상품화해야한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사람들이 여행지를 선택할 때 우리 농촌도 당당히 그 후보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야한다.

이를 실천한다면 우리의 농업은 비능률적이고 비효율적인 테두리에서 벗어나 고소득을 창출하는 경쟁력 있는 첨단생명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속적인 농업의 발전을 위해 친환경농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물론, 믿음을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고 소통하는데 한층 노력해야한다. 이러한 농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아낌없는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농업이 국민 모두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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