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현장포커스] 갈라지고 가라앉고…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에 주민들 "불안해 못살겠다"
상태바
[현장포커스] 갈라지고 가라앉고…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에 주민들 "불안해 못살겠다"
  • 포항/ 박희경기자
  • 승인 2021.03.16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현장 인근 건축물들, 지반침하 현상 등 붕괴사고 우려
주민들 "시공사, 주말에 작업후 시멘트로 보수해 증거인멸" 주장
시공사 "매주 1회 협의회 열어 지반침하 등 원인 찾을 것"
市 "도로 수리 지시완료…안전문제 파악해 신속 조치할 것"

경북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의 건축물들이 파손되고 땅과 도로가 갈라지는 등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면서 붕괴사고가 우려되고 있지만 시행사인 신원종합개발(주)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에 안전에 불안을 느낀 주민들은 시공사 측에 수십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공사는 이를 무시한 채 공사를 계속 진행하자 인근 주민들이 지난 11일 시청을 방문해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등 주민들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공사 현장에는 지반 강화를 위한 ‘파일항타(건축물 지지를 위해 기초 지반에 파일 기둥을 세우는 작업)’가 진행되면서 지반이 흔들리고 건물 균열이 시작됐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의 건축물 벽면이 벌어져 있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의 건축물 벽면이 벌어져 있다.

한 주민은 “이곳은 진흙땅으로 지반이 약한 곳으로 터파기를 하면서 지반이 안으로 쏠려 땅과 도로가 갈라지고 지반이 내려 앉았다”며 “지난 1월 19일 4.8㎝, 3월 2일 6㎝, 3월 10일 6.4㎝ 틈새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틈새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어 불안하다”며 공사 중지를 요구했다.

또 “지붕은 비가 새서 천막으로 덮어놓았고, 이마저 붕괴될 위험에 처해있는가 하면 계단은 틀리고 공간이 생기면서 흔들리고 있고 마을금고 앞 맨홀 좌측은 도로가 내려앉는 싱크홀이 발생하는등 지반침하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공사에서는 공무원이 출근하지 않는 토·일요일에 맞춰 땅과 도로가 갈라지고 지반이 내려앉은 곳에 아스콘을 깔고, 시멘트로 보수해 증거를 없애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의 건축물 벽면이 벌어져 있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의 건축물 벽면이 벌어져 있다.

주민 K씨는 “아파트를 철거할 때부터 안전대책을 세워달라고 민원을 수십 번 제기했으나 시공사는 주민들의 안전대책 요구를 무시한 채 공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시공사 관계자는 “마을금고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안전진단 전문 업체에 의뢰해 10일 안전진단을 실시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비교해 자료를 정리해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주 1회 협의회를 열어 지반침하와 갈라진 바닥, 벽체 등에 대해 원인이 지진과 노후화 때문인지 공사와 관련해 발생한 것인지 원인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도로 부분은 땅이 무르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5구역으로 나눠 보수하고 있다”며 “앞으로 8~9일 후면 보강이 가능하며, 건물 부분은 안전진단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때 어떻게 할지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의 건축물의 계단이 부서져 있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인근의 건축물의 계단이 부서져 있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 3월 2일 계측기를 설치했다. 터파기가 다 끝난 상황에서 무슨 소용 있느냐. 이미 다 밀려난(지반) 상태”라며 “시공사가 지난 2019년에 계측기를 설치했다는데 이번에 측정한다면 2년 만에 측정하는 것인데 그동안 주민들은 수십번에 걸쳐 민원을 제기 했는데 꼭 민원이 있어야 측정하느냐. 1~2주에 한 번 한다든지 일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10일 안전진단을 한다면서 겨우 1시간 정도 육안으로 확인만 하고 갔다는 것은 흉내만 낸 것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장비 하나 없이 철자(줄자)만 가지고 나와서 무슨 안전 진단을 했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진단을 어떤 공법으로 했는지. 어떤 장비로 했는지. 방법과 절차를 납득갈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하고, 주민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공사에서 자체적으로 한 것을 주민들이 어떻게 믿느냐. 불신을 해소 시키려면 주민들 의견을 묻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공사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주민의 입장에서 민원 처리를 하겠다. 도로 수리는 시에서 지시해 완료됐다”며 “안전 문제는 위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서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득량지구 재건축사업은 포항시 북구 득량동 141번지에 기존 득량주공아파트(1978년 준공·570가구)를 허물고, 전체면적 4만7000㎡(연 면적 2만3000㎡)에 지하 2층, 지상 23층, 6개동 659세대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9년 5월 착공해 2023년 7월 입주 예정이다.

[전국매일신문] 포항/ 박희경기자 
barkhg@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