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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실의 Again My life] 다시 시작하는 삶에 힘이 된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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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실의 Again My life] 다시 시작하는 삶에 힘이 된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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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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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실 사회적기업 폴개협동조합 이사

제주에 땅도 한 평 없이, 아는 사람도 하나 없이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무모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다른 지역과 달리 괸당 문화가 뿌리 깊다는 제주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다는 것은 지금 생각하면 참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제주의 괸당문화란? 원래 제주도민 끼리는 모두 친인척 또는 가까운 이웃이라는 건데 막상 인구 70만명의 제주에 살아보니 오랫동안 제주에 살아온 제주도민은 모두 학연, 지연, 혈연, 회사 동료 등 어떠한 형태로든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주 살이 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제주도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 후회없는 선택으로 참 잘한 일로 남아있습니다. 

제주도였기에 어려운 점도 정말 많았지만, 제주도였기에 가능한 일도 참 많았습니다. 제주도는 본인이 애쓰고 노력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곳이긴 하지만, 섬이라는 지역의 특수성과 인구 1,300만의 경기도에 비해 많지 않은 70만의 인구가 활동하다 보니 부족하거나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대로 투명하게 노출되는 환경입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도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제주도에 살기로 마음을 먹고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협동조합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조직 간의 필요 (needs)에 의해서, 나와 의견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같이 행복해지고자 하는 일입니다.

우리 조합원들의 필요와 욕구는 제주도로 이주한 사람들이 모여서 제주도에 안정적으로 잘 정착하는 일이었습니다. 제주가 좋아서 왔던 사람들끼리 실패하지 않고 제주에서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함께 제주에서 살아가는 일을 고민하고 방법을 찾고, 의논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때면 서로 위로해주고 그렇게 협동조합을 다듬어 나갔습니다.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긴 하지만 초창기 협동조합을 운영 하는데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제주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뚜렷한 공동의 목표가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의 문제에서는 이견이 있고 모두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도 많고, 걱정도 많고,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경제적인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오늘까지 오게 된 것은 조합원 모두가 해내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바탕이 되었고, 고성이 오가는 격렬한 토론 속에서도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과 깊은 신뢰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강명실 사회적기업 폴개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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