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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도쿄올림픽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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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도쿄올림픽의 저주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4.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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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도쿄올림픽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일본은 성화 봉송이 한창이다. 일본 전역을 돌며 성화 봉송을 하고 있으나 찬반여론이 만만치 않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성화 봉송을 꼭 해야 하는가가 이유이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격식을 치르고 있지만 세계인들이 보는 눈은 좋지만은 않다. 벌써 수천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1년 넘게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 경기를 강행하는 것도 문제지만 경기 중 집단 발병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좀 더 신중하게 이 문제를 접근해 풀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림픽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종목별 경기를 통해 메달순위를 가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인 무 관중 프로야구 경기를 비롯해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미국의 메이저리그 등이 좋은 사례이다. 참가선수와 임원의 수를 제한하고 경기 과정을 최소화 하면 보다 효율적인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가 욕심을 내어 관중동원과 관광객 유입 등에 집중한다면 올림픽 정신보다는 세계적인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일본은 올림픽과 관련해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악몽과 저주가 이번 올림픽에서 또 한 번 나타난 것이다.

일본은 1964년 제18회 올림픽을 도쿄에서 개최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직후 19년 만에 열린 대회이고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올림픽이라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은 당시 대회가 처음이 아니었다. 첫 개최는 1940년 도쿄에서 열기로 확정됐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다.

엄연히 따진다면 1964년 대회는 두 번째인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선수 165명이 참가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종합 26위의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도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정부는 지난해 열지 못했던 대회를 올해 7월23일부터 8월8일까지 열겠다며 준비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에서 보는 시선은 매우 냉정하다. 세계적 팬데믹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일본정부의 속셈은 어디에 있을까.

일본의 경기불황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1990년 후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기침체는 20년 넘게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자랑하던 전자제품은 한국에 추월당해 폐업하거나 아예 쪼그라들었으며 IT산업도 한국에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IT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휴대전화와 TV 냉장고 반도체 등은 세계시장을 석권한지 오래다. 물론 중국이 추격해 오고 있지만 한국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시장을 주름 잡았던 일본의 IT산업은 완전히 밀려났다. 국가부채도 늘어 일본의 국가부채비율은 266%로 전 세계 1위이다. 빚에 중독돼 지난해 이자만 23조4000억 엔을 지출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43조원이다. 우리나라 전체예산의 절반 정도를 이자로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1991년 부채비율이 38%에 불과했다. 그러나 각종 선거 때마나 무상 복지정책이 남발되고 거품경제마저 꺼지면서 국가부채비율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국내총생산 규모를 따져 책정되는 국가부채비율은 국가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 간 신용등급 평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국가부채비율은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은 현재 50%에 접근하고 있다. 복지 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그리스의 국가부채비율이 세계 2위로 나타났으며 레바논 이탈리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일본은 경기불황의 탈출방안으로 올림픽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1940년 올림픽 취소로 나타난 도쿄올림픽이 이번에도 대회 연기로 또다시 제때 열리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폐쇄적인 유동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정부가 올림픽 추진을 강행하는 것이 경기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방역체계도 한국의 디지털 방식과는 달리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비판을 받아온 일본 정부가 올림픽 기간 동안 방역체계를 철저하게 지킬지도 의문이다. 올림픽은 정치 종교 이념 인종 등을 초월해 전 세계가 하나 되어 인류 평화에 이바지 하는 대회이다. 벌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4차 유행을 경험한 일본으로서는 걱정이 많을 것이다.

특히 성화 봉송이 한창이던 지난달 26일 한 주자의 성화가 꺼진지도 모르고 달려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불길한 상황을 예상하듯 이번 도쿄올림픽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올림픽을 통해 자국을 홍보하고 침체된 경기활성화를 노리는 일본정부의 속셈은 이해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안정과 평화가 올림픽 정신의 근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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