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없다던 시장의 절절한 울림...“춘천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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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철없다던 시장의 절절한 울림...“춘천에 삽니다”
  • 이승희 지방부기자
  • 승인 2021.04.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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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지방부기자 (강원 춘천담당)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춘천시청 남문에서 문화도시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현판식에는 이재수 시장을 비롯해 박양우 전 문체부장관, 춘천시의회 의장, 춘천시 문화예술계의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날의 백미는 단연코 이재수 시장의 축사였다.

이 시장의 축사는 “최선을 다했다” “여러분들의 협조에 감사하다”라는 상투적인 축사가 아닌 가슴속 응어리를 토해내는 자기 고백이었다.

이 시장은 “참 철이없다”, “정신 나간 사람” 지역개발이니 성장이니 하는 시민들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닌 문화만 강조하고 다니니 그동안 들어왔던 소리라고 담담하게 소개했다.

이 시장의 자기 고백은 계속됐다. “춘천이 소외되고 낙후됐다는 오명을 왜 들어야 하느냐. 대한민국에서 이 도시만큼 아름답고 멋진 도시가 어디 있느냐. 난 수십년간 이 지역 정치인들이 해왔던 ‘성장’ ‘개발’을 말하지 않은 최초의 정치인”이라고 이 시장의 고백은 2018년 7월 1일 취임 이후 시정철학에 대한 조롱과 멸시, 비웃음에 대한 항변이었다.

우리는 적잖게 개발, 성장이라는 핑계로 수십억 지원금만 챙기고 지역발전에 소홀한 유치기업을 보아왔고, 연구소니, 발전원이니 하면서 책상 앞에서 만들어낸 각종 개발효과를 나열한 화려한 보고서를 접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여전히 개발과 성장을 주장하고 기업유치에 도시의 운명이 걸린 양 모두가 호들갑을 떤다.

남이섬은 어느 기업 부럽지 않고, 소양댐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며 ‘호반의 도시 춘천’은 어느 명품브랜드 못지않은 인지도가 있다.

이것뿐이겠는가 ‘공지천’ 같은 멋진 도심수변정원을 가진 도시가 몇이나 되겠으며 세계 3대마임축제인 ‘춘천마임축제’는 세련미가 가미되고 공연장소만 특정화 된다면 ‘산천어 축제’ 못지않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춘천에 삽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는 이 시장의 항변은 그간의 시정에 대한 조롱과 멸시에 대한 통렬한 반격일 뿐 아니라 이러한 춘천시민들이 일구어온 자연과 문화에 대한 자신감과 통찰의 발로일 것이다.

‘문화도시’지정으로 국비 100억 포함 5년간 200억이 문화도시 조성에 투입될 예정이다. 많다면 많은 돈이나 한 도시의 문화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 제고로 연결하기엔 부족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시장의 문화는 ‘문화도시’ 지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 시장의 그간의 가슴앓이는 ‘문화도시 춘천’이라는 자부심이 전 시민들의 가슴에 새겨지는 그 날, 끝날 수 있음을...

[전국매일신문] 이승희 지방부기자 (강원 춘천담당)
lees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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