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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조의 할말잇슈] 충청도에서 바라본 윤석열 현상-냉정과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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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조의 할말잇슈] 충청도에서 바라본 윤석열 현상-냉정과 열정 사이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4.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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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조 전 청와대 행정관

4.7재보궐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언론에서는 혼탁, 과열양상이라 지적하면서도 앞다투어 경쟁적으로 보도한다. 그만큼 이번 재보선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대선과 지방선거, 그리고 총선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전연승이라는 호황을 누렸던 문재인 정부가 이제는 정반대로 최악의 현실을 부정하고 싶겠지만 중간평가라는 국민으로부터 냉엄한 심판을 기다리는 처지에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마지노선이라고 알려졌던 40%가 무너져 30%대로 내려 앉았다. 정당 지지도 또한 국민의힘-민주당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서울시와 부산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의 또다른 의미는 내년 3.9 치러지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주요 대선후보들의 명암이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전망을 그리 어렵지 않게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국민의힘 등 주요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범보수 후보로 분류되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릴듯하다. 특히 최근 충청지역에서 윤 전총장 지지도가 급등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중앙언론에서 많이 다루었던 윤 전 총장의 부친이 공주가 고향이라는 점 외에 윤석열 현상(충청지역 언론에서는 충청대망론으로 보기도 한다)을 불러온 또다른 요인이 있는지 충청인의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윤석열 현상은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는 충청도민의 기질과 일맥상통한다. 자칭 촛불정부라면서 공정과 정의를 기치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저지른 조국사태, 울산시장 선거, 원전수사 은폐 등 수많은 내로남불과 반성 없는 태도에 누구보다 크게 실망한 지역은 아마 충청도일 것이다.

일제의 무도한 폭압에 온몸을 저항한 독립투사들이 유독 충청도 출신이 많은 이유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특유의 기질이라는 분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현상을 바라보는 지역 언론을 비롯한 충청도민은 지금 당장은 딱히 이렇다 할 의미있는 반응이 없는 듯하다. 윤 전 총장이 충청도 출신이 아니라는 뉘앙스로 다소 냉소적인 분위기가 있을 정도이다.

또한 지역 언론에서는 역대 충청 대망론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을 되돌아 보며 윤 전 총장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마도 김종필 총재부터 이회창, 이인제, 심대평, 이완구, 반기문, 안희정으로 이어지는 충청대망론의 흑역사에서 보여준 학습효과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중앙언론에서 윤 전 총장이 그동안 보여준 공정과 정의, 법치를 훼손하는 세력과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과 맷집 강한 기질에서 과거의 인물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아무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7재보선은 다음 주에 막을 내리고, 자연스럽게 대선 정국으로 급속히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정치력과 세를 키우며 여당의 네가티브 공세를 효과적으로 대응한 이후 적절한 시기에 국민의힘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한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충청도 출신이냐 아니냐 그리고 충청대망론 중심에 있는냐는 아무런 의미없는 논란에 불과하다고 본다.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는 충청도민들과의 정서적으로 교집합 면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만큼 이미 충청도민 마음속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남의 잔치 구경하듯 권력의 변방에서 늘 주변인으로 살아온 무뎌진 관심과 마그마처럼 가슴속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충청대망론 열망 사이 있을 민심의 균형추가 정확히 어디로 움직일지 자못 궁금하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희조 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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