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화의 e글e글] 황희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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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황희정승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4.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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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조선왕조 세종 때 황희정승 이야기다. 황 정승은 단벌 옷 밖에 없었다고 하며, 그의 부인과 며느리도 나들이 옷이라고는 단 한벌 밖에 없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밖에 나가려면 옷을 번갈아 입었다는 말이 전해온다.

어느날 밤 갑작스럽게 대궐에서 내관이 찾아와서 "영상 대감, 전하께서 급히 들라시는 어명이옵니다" "무슨 일로 이 밤중에 부르실까?" 그런데 그 때 딱한 일이 생겼다. 단 한벌 밖에 없는 황정승의 옷은 이미 빨기 위해 바지를 뜯어 놓았다. 밤에 빨아 내일 아침까지 깨끗이 손질해서 입고 입궐 하려던 참이었다. 황 정승의 사정이 이러하니 당장 대궐로 들어갈 때 입을  옷이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오. 부인, 그 뜯어놓은 대로 입고 가는 수밖에...." 그래서 황희정승은 겉은 뜯어내고 솜과 안감만 붙은 옷을 입은 위에 관복을 차려입고 급히 대궐로 들어갔다. 세종은 특별한 일이 있어서 그를 부른 것이 아니라 황정승이 입고 있는 옷을 살펴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어느 대신이 낮에 찾아와서 세종에게  "황정승은 양털가죽으로 옷을 해 입고 다니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종은 이 말이 사실인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 황 정승을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대궐에 들어온 황 정승은 과연 듣던 대로 양털가죽으로 지은 옷을 입고 있었다. 겉옷감을 뜯어낸 바지 속에 들어 있는 솜이 뭉실뭉실 붙어 있어 얼른 보기에는 양털 같았다.

"경의 바지는 양털 가죽으로 지은 것이오?"세종이 이렇게 묻자 황 정승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런 것이 아니오라....." 하고 겉옷감을 뜯어낸 솜으로 된 바지를 입고 오게 된 까닭을 임금에게 말했다. "허허, 그러시었군요!" 세종은 마음 속으로 크게 감탄하고 황 정승에게 옷감을 하사했다.

영의정이라는 벼슬은 임금 바로 아래로 신하들 중에서 제일 높은 자리였지만, 항상 마음이 깨끗하고 욕심이 없는 곧은 성품을 지닌 그는 나라에서 주는 녹봉 외에는 재물을 탐하지 않았던 것이다.

돈은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지만, 돈에 무릎을 꿇면서까지 돈만 사랑하면 사람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행동이다. 돈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돈을 위해 태어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모든 것을 돈으로 저울질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인격이 아무리 깨끗하고 훌륭해도 돈이 없으면 남에게 무시당한다.

그와 반대로 인격이 깨끗하지 못하면 돈이 많은 사람 앞에서 온갖 무시를 당해도 조금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아부하기에 바쁘다. 청빈하게 사는 사람은 그 마음의 그릇에 맑은 생각이 항상 가득 차 있지만, 인격이 깨끗하지 못하거나 졸부 마음에는 겸손함이 없고 그릇된 생각으로 차 있기가 쉽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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