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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로컬푸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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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로컬푸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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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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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음식 재료의 으뜸 미덕은 맛과 신선함이다. 과일도 나무에서 따서 먹는 것이 제일이고, 회도 바닷가에서 막 잡은 것이 최고다.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빵이 다른 유럽이나 미국보다 맛이 없는 이유로 오래된 밀에 방부제가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확 후 장기간 보관과 이동을 거치는 밀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방부제를 안 쓸 수 없다.

로컬푸드(Local Food)가 뜨는 이유다. 로컬푸드는 슬로푸드,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생산․지역소비), 신토불이(身土不二) 등과 궤를 같이한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우선 소비하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추구하는 운동이다.

로컬푸드 농산물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항상 신선도가 높은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고 철저한 생산 이력제를 통해 품질을 보증한다.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유통과정이 짧아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산자측면에서는 적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노력의 대가를 얻을 수 있고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재배 할 수 있다는 것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로컬푸드 바람이 거세다. 지역 농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농촌공동체 및 농업기반 붕괴, 지역 소농 해체, 밥상안전 위협, 장거리 이동에 따른 지구환경 파괴, 자연생태계 변화 등을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이 바로 로컬푸드 산업이다. 이런 패러다임 속에 비즈니스 로컬푸드 모델을 구축하고 활성화 하는 곳이 국내에 있는데 바로 경기도다.

경기도는 지난해 1만 6천여 소규모농가가 로컬푸드 농산물을 생산해 60개 직매장을 통해 농가당 평균 1천만 원, 총 1,689억 원을 판매했다. 올해는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 확대와 연중 생산체계 구축, 참여농가 조직화 교육 및 컨설팅, 농약 안전성 검사 강화 등 ‘2021 로컬푸드 산업 활력화 전략’을 마련하고 7개 사업에 110억 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 연중 생산·공급체계구축 등을 지원한다. 직매장은 보다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핵심으로 60개 직매장을 올해 70개로, 2022년에는 8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도시 직매장의 경우 농산물 구매뿐만 아니라 휴식·체험 등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교육 체험장, 농가레스토랑, 농가카페 등 로컬푸드 복합문화 공간을 조성한다.

두 번째로 로컬푸드 지원체계의 효율적 구축을 위해 납품농가 조직화 역량 강화, 재배기술·경영 개선 등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한다. 납품농가에게 농산물 안정생산과 공급을 위한 작목 선정, 출하시기조절, 상품관리와 마케팅 등을 교육해 안정된 농가 소득이 이뤄지도록 한다. 직접 농장을 방문해 작물재배 관리요령과 경영 효율화 코칭도 진행한다. 경영이 어려운 직매장의 경우 운영 실태를 면밀히 분석해 해법을 제시한다.

세 번째로, 로컬푸드 농산물에 대해 사전 잔류농약검사를 실시해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경기도는 올해 로컬푸드 잔류농약 검사를 전 년 대비 400건 늘린 총 4,000건을 실시한다. 로컬푸드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판촉전을 연중 직매장별로 개최한다. 또 소비자의 구매편의와 판매확대를 위해 온라인으로 주문과 직접 배송이 가능한 직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직매장간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경기도의 ‘로컬푸드 산업 활력화 정책’은 WTO, FTA 등에 따른 수입개방 파고에 맞서는 지역농산물에 대한 경쟁력 제고 전략이다. 국민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소규모 농가는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고, 퇴직을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농촌으로 유도할 수 있는 최적의 정책이다. 로컬푸드는 우리 농업과 농촌에 활력이 되는 일종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가치를 공유할 것이다. 경기도의 로컬푸드 정책이 전국에 확산돼 농업·농촌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대안이 되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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