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 네거티브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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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네거티브의 몰락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4.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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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4.7 재보궐 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정치권은 당분간 휴면기에 들어갔다. 물론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가 치러지지만 아직까지는 대선정국이라고 볼 수 없다. 여야는 우선 상반기 중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등에 집중할 것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을 구성해 경선준비를 마무리해야 해야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시작된다.

정치권에서는 하반기부터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줄서기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일부 계파도 형성될 전망이다. 아무리 줄서기와 계파정치를 청산한다고 해도 유력 주자에 줄서는 것은 정치인들의 속성상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에도 유력주자에는 전 현직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몰려들 것이며 그렇지 못한 후보는 인물난에 시달릴 것이다.

특히 대선직후 6월1일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내년은 정치와 선거의 홍수시대를 맞을 것이다. 대선후보를 포함해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을 합하면 수 천 명이 전국 곳곳에서 자신과 당을 홍보하며 나설 것이다. 우리나라 선거의 특성상 대선 당선자가 결정되면 곧바로 치러지는 다음선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선은 지선을 가름하는 방향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일 실시된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우리나라 유권자의 26%인 1142만 명이 투표권을 가진 초대형 보궐선거였다.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전초전이나 다름없었다. 결과는 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선거 과정에서 펼쳐진 네거티브는 유권자들의 등을 더 돌리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에 식상해 했던 국민들은 정권책임론에 무게를 두고 선거운동을 펼친 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하지만 후보자의 과거 부동산 문제를 끝까지 이슈화 하려고 했던 여당은 의혹제기 수준에 그치며 선거에서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이미 현 정권에서 벌어진 주택토지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정국을 강타했기 때문에 다른 큰 이슈는 발을 내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확하지 않은 후보자의 과거를 거론하며 이슈화 하려고 했던 여권의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여권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이용해 정책선거를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다. 결국 보궐선거는 후보자의 과거와 정책 등이 이슈가 된 것이 아니라 주택토지공사 직원들의 투기가 이슈가 되어 정권심판으로 이어졌다. 물론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보궐선거였지만 우리나라 거대 도시의 민심을 판단하기에는 충분했다.

네거티브(negative)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구잡이식 공격으로 일삼는 전형적인 선거 수법이다. 상대방에 대한 음해성 발언과 행동으로 상대를 깎아 내려야만 자신이 당선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들이 선거 때마다 나타난다. 일부는 사실적인 측면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부정적인 내용을 부각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이러한 신사적인 방법은 사라진지 오래다. 일단 상대에 대한 음해성 공격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분리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네거티브는 구전과 사이비언론 전단지 등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되지만 허위사실의 개연성이 높아 당선 무효는 물론 형사재판까지 받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대의 단점을 악용해 확대 해석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금품살포 등과 마찬가지로 선거에서 중대범죄로 적용되고 있다. 그만큼 선거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사라져야 할 악의 뿌리인 것이다.

마타도어도 마찬가지다. 마타도어는 원래 스페인어 마따도르(matador)에서 유래된 말이다. 붉은 천으로 투우를 유인해 마지막에 정수리를 찌르는 투우사를 지칭한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마타도어가 기승을 부려 마치 대처할 틈도 없이 찔리는 경우를 빗대어 생겨났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모함이나 음해하는 마타도어는 주로 지방선거에서 많이 발생한다.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사회적 공포분위기 조성 등을 노리는 사이비 정치인들의 마타도어는 공명선거의 장애물이다. 상대 후보에 해명의 기회도 없이 검증이라는 미명아래 상대의 사생활까지 헐뜯는 흑색선전은 과거 지방선거에서 많이 나타났다. 최근 나경원 전의원의 경우 선거 때 1억 원짜리 피부과에 다녔다는 마타도어가 있었으나 확인결과 550만 원짜리로 나타나 후보자만 타격을 입게 됐다. 마타도어 역시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나쁜 생각들이 선거에 이용되기 때문에 강력한 처벌이 내려지고 있다.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은 머리만 가지고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나쁜 습성이 있다.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경험했듯이 유권자들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지도자로 원한다. 내년 선거에 나서는 모든 지도자들은 눈앞에 보이는 달콤한 열매만 탐하지 말고 국민에게 가슴으로 다가설 수 있는 따뜻한 정치를 하기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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