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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여야 협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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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여야 협치를 기대한다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5.0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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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여야의 정치권은 물론 국민이 함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절실한 오늘이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불신과 불안, 불만의 삼불을 해결하려면 국민 통합으로 미래의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해 국민들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현재의 생업에 전념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 중 하나가 아닐까.

21대 국회는 우리헌정사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분노의 민심이 폭풍처럼 쓸고 간 4·7 재보선이 지나갔다. 여당은 공정성 잣대의 ‘내로남불’에 대해 고개를 숙였고, 야당은 ‘정권심판론’에 의한 어부지리 승리를 인정하고 있다. 국민의 분노의 표심은 역대 최고 재보선 투표율로 나타났고, 정치권에는 민심의 무서움과 냉정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재보선이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 정부와 여당에게 던져준 숙제는 민생·개혁입법에 박차를 가하는 것인데, 현재의 정치구도에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문 정부 남은 임기 동안 분노의 표심이 바라는 민생·개혁입법을 완성하기 위한 최우선의 과제는 의회정치의 복원이다. 부동산정책의 실패와 개혁입법의 부진은 여야 협치의 의회정치 과정이 실종된 것이 구조적인 원인이다. 아무리 개혁의 취지와 명분이 타당해도 나와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사회적 공감대가 취약할 것이고 입법 결과의 정통성은 약화되어 법 집행은 강한 저항과 실패에 직면할 것이다.

아직도 우리의 의회정치가 낙후한 이유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와 정치구조로 인해 승자가 모든 권한과 책임을 독식하기 때문이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권력구조 디자인은 삼권분립의 대통령제인데 행정부가 입법부·사법부를 통제하고 여대야소의 국회는 대통령에게 종속된다.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더 견고히 하고 의회정치의 협치를 어렵게 하는 내각제 요소인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과 행정부의 입법권은 여전히 방치해 두고 있다.

의회정치의 정상화는 입법부의 고유한 역할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회의원 개인은 헌법에 의한 입법기관으로 개원식의 선서처럼 ‘헌법과 양심을 준수하고 국가이익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의회정치의 꽃은 상임위원회인데 여당이 모든 위원장직을 독식해 의회운영이 왜곡되었고, 법사위가 상임위에 재갈을 물리는 것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교섭단체에게 각종 권한 혜택을 주는 것은 효율적인 의회운영을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가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민생·개혁입법을 위한 의회정치의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

여야가 새로운 지도부 구성에 한창이다.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은 새로운 원내대표, 당대표, 최고위원까지 선출했다. 야1당인 국민의힘도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했고 새 당대표를 조만간 선출한다. 여야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협치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신뢰할 수 있어야 믿을 수 있고 믿을 수 있어야 협상이 가능하다. 21대 국회에서 신뢰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여야간 정치적 믿음을 통한 협상이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총선에 반영된 민심은 여야 의석수에서 분명히 나타났다. 국회가 이를 반영해 정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 제대로 된 협상을 이뤘는지 의문이다. 민주당 의석수 174석은 전체 의석의 과반이상이다. 모든 일반 법률안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17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차지할 수 있는 의석수는 아니다. 국민의힘 의석수는 101석이다. 관행상 국회상임위원장을 최소한 6석 이상은 얻어야 하지만 현재는 전무하다.

여당이 과반의석 이상을 차지하면 단독으로 법안처리를 할 수 있어 정부와의 협의가 원할하다. 여당 의석은 다음번 총선 전까지는 불변이기에 사실상 무소불위가 가능하고, 여당은 힘으로 밀어 붙이는데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 국회 전체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개혁입법이라는 명분으로 법안처리를 밀어 붙일 수 있는 것도 이런 심리 때문이다. 야당은 101석이나 되지만 무기력하기 그지 없다. 야당이 비판적 입장에서 날선 공세를 취하는 것은 일견이해가 된다. 다만, 반대 목소리만 높고 대안제시가 없다면 공허한 비판에 그칠 공산이 크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는 속담은 변화하고 싶을때는 새로움을 만들라는 의미다. 그동안 여야가 국회운영에서 미흡했던 점을 서로 반성하고 시작했으면 싶다. 그 시작은 의석수 배정에 맞는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일 것이다. 새로운 협치를 위한 첫 걸음은 신뢰를 바탕으로 협상을 제대로 하는 일이다. 새로 선출된 여야의 두 원내대표가 부디 일하지 않는 국회, 저질국회의 오명을 청산하고, 상생과 협치의 21대 국회로 이끌수 있길 기대한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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