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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실의 Again My life] 농촌체험 농장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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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실의 Again My life] 농촌체험 농장의 진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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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실 사회적기업 폴개협동조합 이사
강명실 사회적기업 폴개협동조합 이사
강명실 사회적기업 폴개협동조합 이사

귀농해서 농촌체험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체험 농장을 운영하다 보면 농촌체험을 하시는 많은 소비자분들은 이런 불만을 가지고 계십니다.
​“체험 예약이 매끄럽지 않아요.”
“전화 연결이 잘 안되어요.”
“농장에 달린 과일, 그깟 것 좀 따먹으면 안 되나요?”
여러 명이 함께 와서 “체험은 1명만 하면 안 되나요?”

대부분의 농촌 체험농장에서는 농부가 ‘1인 6역’쯤 합니다. 

농사짓기
이것이 주 업무입니다. 
과수 관리도 해야 하고, 농장에 잡초도 뽑아야 하고 수확도 해야 하고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묵묵히 자연에 순응하며 제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택배 업무하기 
전문 택배업자는 아니지만 직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송장 작성하고, 주문자 확인하고 발송 처리하고 송장번호 입력하고 전문 택배업자 못지않은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예약 업무 처리하기 
농장 체험 농장은 대기업이 아닙니다. 
상담 전문 요원이나 예약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은 농장에서는 어두운 눈 밝혀가며 농업기술원이나 농업기술 센터에서 배운 지식으로 온라인 쇼핑몰 운영합니다. 
대기업 예약 시스템처럼 팡팡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농장 상품 홍보하기 
전문적이 SNS 활용 능력을 갖춘 농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열심히 농사지으며 부지런히 배운 실력으로 나름 열심히 농장 상품 홍보합니다. 
상세페이지 이런 것은 잘 만들 줄도 모르고 활용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침침한 눈 비벼가면서 나름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모습 보면서 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되기 
내 상품을 제품화해서 보내기 위해서는 박스 디자인, 스티커 디자인, 용기 디자인 등등 전문적인 지식 없이 많은 디자인을 요구하는 부분에서 직접 꾸역꾸역 해냅니다. 

​사무업무 처리하기 
나름 처리해야 할 사무 업무가 제법됩니다. 
각종 인증을 받은 농가라면 더더욱 많습니다. 
각종 공기관에서 인증을 받고 그걸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나름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어려워도 나름 친환경으로, 교육 체험 농장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농부들 조금 응원해 주시면 안 될까요?

​농산물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닙니다. 
자연에서 자라는 천연 제품입니다. 
골고루 맛이 있게 잘 자라라고 우리 농부들이 아무리 기원을 해도 이 녀석들은 각기 제 모습대로 자랍니다. 

조금 큰 녀석도 있고
조금 맛이 더한 녀석도 있고 
덜 한 녀석도 있고 
농산물은 계속 계속 생산되는 공산품이 아닙니다.

한 번 수확을 하고 나면 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녀석들입니다. 
이렇게 1년을 애써 키운 녀석들을 맘에 들지 않는다고 따서 버리고 홀대하는 체험객을 만나게 되면 체험 농장을 운영하는 농부는 많이 속상합니다. 
​대부분의 착한 고객님들 사이에서 어쩌다 만나는 섭섭한 고객분들 때문에 체험 농장을 운영하며 마음 상할 때가 있습니다. 
​땀 흘려 애써 지은 농산물입니다. 
잠시 잠깐 체험하면서도 구슬 땀 흘리시고 힘들다고 하시는데 이렇게 키우느라고 얼마나 우리 농부들은 얼마나 고생했을까요?

​한번만 생각해 주시면 안 될까요?
농부들은 불로소득이나 갭투자 등으로 떼돈 버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성실하게 일한 만큼 자연의 이치대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농부가 되기 전의 제 모습을 돌아봅니다.
난, 어떤 체험객이었나?
난, 어떤 고객이었나?
그때 지은 업은 없었을까?

전국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모든 농부 파이팅을 힘껏 외쳐 봅니다.

​하늘이 참 맑은 날, 한라산이 보이는 폴개협동조합 유기농 블루베리 농장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듭니다.
늘 이럴 수는 없는 것이 삶의 이치인 줄은 이제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늘 이와 같기를 희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강명실 사회적기업 폴개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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