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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권주자들 국민검증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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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권주자들 국민검증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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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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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 지지율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직 자신이 입당할 당을 선택하지 않고 링 밖에서 자신의 주가만 올리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차기 대권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한국의힘에 입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가장 유력하다고 정치권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의힘 일부 중진들은 서로 자신이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키겠다고 장담을 하고 있는 가운데 그는 외곽에서 몸집만 키우고 있는 분위기로 보이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빨리 수면 밖으로 나와 정치력을 검증받고 국민에게 비전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일갈을 했다. 연합뉴스를 보면, 원 지사는 지난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아직 수면 아래에 있어 행보가 불투명한 면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검찰인사 논란을 둘러싼 윤 전 총장의 침묵에 대해서는 “검찰을 지키기 위해서 사표를 던졌다고 하지 않았나. ‘정치 행보의 유불리’를 따지기 전에 당당하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윤 전 총장은 야당의 귀중한 자산이 돼있다”면서 “정치를 하게 되면 당연히 우리와 함께해야 한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한배를 이미 탔다”고 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윤 전 총장은 그게(침묵이) 예의·순리라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행동을 재차 촉구했다. 원 지사의 자당 입당 촉구 지론은 옳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은 한국의힘에 언제 어떤 형태로 입당할 것인지를 아직 한마디도 하지 않고 외곽에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5일 현충일을 즈음해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 이찬호 씨와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 예비역 전우회장을 잇달아 만났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이 씨와 만나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부상하거나 생명을 잃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아픔을 치유하고 헌신에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안보역량과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극히 필수적인 일”이라며 “보훈이 곧 국방”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또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을 입고 이 사회를 지키는 이들에 대한 극진한 존경과 예우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 퍼져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 국립서울현충원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와 위패봉안실을 참배한 후 월남전과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을 만나 위로한 바 있다.

그는 현충원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어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내고 소규모 참모조직을 가동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할 것으로 예견된다.

우선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공보 담당자로 선임해 정치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준비팀은 수행·공보·정무·정책 등 핵심 기본만 구성하고 윤 총장 처가 관련 의혹을 방어했던 법률 대리인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가 여의도에 기반이 없는 만큼 조직을 적게 꾸리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신뢰가 형성된 정치권 인사가 많지 않는데다 향후 논공행상 문제 등도 고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논리로 야권의 킹메이커인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거리를 분위기가 읽힌다.

김 전 위원장이 최근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는 견제구를 던져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을 두고 그전 발언과는 달리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조직에 오래 있던 사람이 지금 어려운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조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 여·야는 대선정국에 미칠 영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민단체가 고발한 윤 전 총장의 의혹은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한 것 등 3건의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윤 전 총장에게 무혐의가 나오게 되면 ‘윤석열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 되고, 만에 하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대권가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예견대로 동서고금을 통해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언급이 맞을 지 여부는 아직은 미지수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며, 유권자들이다.

대권 출마로 마음을 굳혔으면 좌고우면하지 말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은 한 번도 국민의 검증을 거치지 않았으니 앞으로 호된 검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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