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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詩 38] 이심전심(以心傳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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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詩 38] 이심전심(以心傳心)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1.06.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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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시인(1962년생)
충북 중원군 출신으로 1988년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 후 오직 시만 쓰며 살다, 2011년, 50세에 동갑인 여인을 만나 결혼, 강화도에서 인삼판매점 운영.

<함께 읽기> 요즘 '혼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용어를 많이 쓴다. 하지만 그런 생활을 하는 이들을 안쓰럽게 여기지 않는 사회 분위기다.

하지만 혼자 살고 싶어 사는 게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 등 어쩔 수 없어 혼자 사는 사람을 보면 참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시인은 아무도 자기에게 시집오려는 여자가 없어(고생 안 시키려) 홀로 살며 날마다 ‘혼밥’을 먹는다.

그런 그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는 이가 정성으로 담은 김치를 보내왔다. 시인에게 그 김치는 따뜻한 햇살이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그 순간 그리도 초라하던 밥상이 김치 하나로 만찬의 밥상이 된다. 밥상에 보내 준 이의 사랑이 가득 차 넘쳤으니까.

'연민'은, '안쓰러움'은 단순히 상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니다. 그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한다는 마음이다.

이럴 때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도 같아야 한다. 선물이 크거나 적거나 관계없이 열린 마음으로 흔쾌히 받아들인다.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마음이란 그릇이고, 햇살처럼 따사로운 마음을 마음으로 먹는다.

물론 따사로움뿐만 아니다. 보내 준 이의 마음과 받는 이의 마음이 함께 어우러져야 푸짐한 저녁 밥상이 된다. 그러니 초라하지 않고 더없이 풍요로운 만찬이 된다. 주는 마음과 받는 마음이 한결 같은 '한마음의 사회'가 되었음 한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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