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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의는 타협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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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의는 타협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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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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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대전대 행정학과 객원교수

왜 한국인은 갈수록 불행하다고 느낄까? 가장 큰 원인은 오랜 경제침체에 따른 실업, 소득감소, 청년취업난, 소득격차, 주택문제 등의 경제적인 이유가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19, 아동학대 같은 사회불안전요소도 한몫을 할 것이다.

필자는 그에 못지 않게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구조가 행복감을 저감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불공정하다고 평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더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정부와 사회지도자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모든 기회에서 자신은 불리한 처분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런 사회에 희망도 없고 활력도 없게 마련이다. 물론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정의와 공정에 대한 갈증은 있어 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늘 권력과 분배와 평등의 문제가 갈등의 중심에 서있게 마련이었고 오늘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누가 더 갖느냐 아니면 누가 더 양보하는냐의 문제로 다투고 타현하는 가운데 사회는 그럭 저럭 여기까지 굴러온 셈이다.

물론 타협이 불발되면 갈등과 전쟁이 벌어지고 거기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오게 되는 구조였다. 어쨌든 역사가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도 정의의 문제는 전지구적으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가 평등하고 절차가 공정하며 결과가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있는 국민들은 문대통령의 취임사에 크게 공감하며 비록 정치적 수사에 불과할지라도 그 방향성에 큰 박수를 보냈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정치의 화두는 여전히 공정과 정의에 머물러 있다.

그 이유는 정의란 올바른 것이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정의롭지 못할 뿐 아니라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멀쩡한 사람도 도덕적으로 작은 흠결이 발견되는 순간 정의롭지 못한 존재로 비난을 면치 못하고 사회에서 배제되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정의로운 사회란 누구나 꿈꾸는 우리 모두의 영원한 이상으로 남아 있고 다가갈 수 없는 대상이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마치 정의가 힘인가 아니면 힘이 정의인가 하는 오랜 논쟁거리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어떤 사건이 사필귀정으로 결론 나는 걸 보면 정의가 힘인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건의 경우, 악한 사람이 잘 먹고 잘사는 걸 보면 힘이 정의인 것 같기도 하듯 헷갈리게 되어 있다. 그러나 정의를 힘과 도덕 사이의 역학관계로 파악하는 서양에서는 정의가 살아잇는 실체이며 쟁취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이처럼 정의를 힘과 도덕의 역학간계 속에서 파악할 때 정의는 작동되고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우리가 마주하는 정의의 실체가 무엇이든 그것은 힘과 도덕이 서로 대결을 벌이며 형성되어 온 유동적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정의는 올바름을 향한 타협의 끊임 없는 과정으로 갖지 못한 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 즉 힘과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감이 동시 작동되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이창기 대전대 행정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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