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 연인과 독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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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연인과 독재자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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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한국전쟁이 발발된 지 71년이 됐다. 1950년 6월25일 새벽 북한의 김일성이 242대의 전차를 앞세워 군사분계선이던 38선을 넘어 기습적으로 남침한 한국 전쟁은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북한의 공산화 야욕 때문에 벌어진 전쟁은 인류 역사에 손꼽힐 정도로 많은 희생자와 오랜 기간의 전쟁을 치렀다. 3년1개월 동안 치러진 전쟁에서 우리나라는 군인만 13만8000여명이 사망하는 등 부상자 실종자까지 무려 60만9000여명이 희생됐다. 유엔군은 사망자 5만8000여명과 부상자 실종자 등 모두 54만6000여명이 희생됐다. 남의 나라에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북한의 희생도 만만치 않았다. 전쟁이 끝난 1953년 북한의 공식 발표에 의하면 인민군은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 등을 합쳐 80여만 명이 희생됐다. 중공군도 사망자 13만6000여명을 포함해 97만3000여명이 부상을 당하거나 희생됐다. 남북한의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하면 숫자는 훨씬 많아진다. 남한에만 100만 명이 넘고, 북한도 110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희생됐다. 김일성의 공산화 야욕으로 벌어진 전쟁 때문에 무고한 생명 수 백만 명이 희생을 당한 것이다. 전쟁은 일어나서도 안 되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같은 민족끼리 싸워 이렇게 많은 생명을 앗아간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하는가?

김일성은 1912년 평안남도 대동군 고평면(현재 평양 만경대)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만주로 건너가 길림성에 있는 육문중학교를 졸업했다.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했으며 유일사상인 주체사상을 만들어 북한의 통치이념으로 삼았다. 36세에 소련의 지원을 받아 북한의 통치자로 등극해 한국 현대사에 수많은 사연을 남기고 1994년 7월8일 사망했다. 김일성은 1956년 8월 종파사건과 1967년 갑산파 숙청사건을 계기로 1인 독재와 유일지도체계를 확립했다. 이후 1942년생인 장남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세워 유일사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정일 집권기간에도 천안함 피격사건과 핵실험 등 전쟁위험은 끊이지 않았다. 김정일이 2011년 12월17일 사망하자 1984년생의 김정은이 뒤를 이어 3대 세습체제를 완성했다. 김정은도 집권 후 미국과 유엔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해 결국 핵 무력을 완성하는 등 한반도에서 위기감을 계속 조성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군사력과 경제 등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병진노선을 추구했으나 핵무기만 완성했을 뿐 경제사정은 세계 200여개 국가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문화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북한의 문화행태도 김일성-김정일의 유일사상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문학과 영화 등에 대한 관심도는 차별화 되고 있다. 특히 김정일은 영화광으로 불릴 만큼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1978년 우리나라의 유명 여배우와 영화감독을 납치한 것도 김정일이 직접 관여했다. 당시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여배우 최은희씨는 그해 1월4일 홍콩에서 실종됐다. 최은희씨를 찾으러 홍콩에 갔던 신상옥씨도 그해 7월19일 북한으로 납치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신-최 커플은 8년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했지만 북한에서 생활한 일화는 훗날 역사에 그대로 남게 됐다.

영국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된 ‘연인과 독재자’는 두 사람의 로맨스부터 북한으로의 납치, 그리고 목숨을 건 탈출에 이르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은희씨가 직접 인터뷰 한 내용을 토대로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 이별 등의 사적인 스토리와, 북한으로부터 납치되었던 과정과 당시의 상황, 그리고 북한에서의 삶 등 과거 베일에 가려졌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016년 1월 개봉된 ‘연인과 독재자’는 연출자가 한국인이 아니라 영국인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김정일의 육성도 담겨져 있는 등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3대에 걸쳐 세습체제를 이어오면서 최악의 경제와 인권유린 국가로 낙인 되어 있다. 북한은 아직도 분단이후 70년이 넘게 한반도에 긴장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독재정권의 체제유지를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분을 유일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는 이념과 사상을 떠나야 한다. 군사력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한이 문화를 통해 교류하고 하나 된 민족임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왔다. 6.25와 천안함 피격사건 등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문화교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민족문화는 남과 북 모두 공유할 수 있는 부문이다. 강압과 이념에 의한 ‘연인과 독재자’가 아닌 자율과 창의에 의한 ‘문화의 동반자’가 되는 남북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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