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기고] 시민이 목소리 내도록 돕는 순천시
상태바
[기고] 시민이 목소리 내도록 돕는 순천시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7.07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림 민주주의기술학교 대표

불확실성의 시대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적 위기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혼돈의 시대엔 대중 앞에 나타나 앞길을 비춰주고 구원의 길로 이끌어줄 위대한 철학자나 정치가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의 삶은 복잡하고 다양하며, 무수히 많은 변수가 있어 아무리 뛰어난 누구라도 확실하고 마땅한 답을 내놓긴 어려워졌다.

도시의 운영도 마찬가지다. 삶의 다양성을 반영하듯 오늘날의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는 복잡하며, 그 해법은 수학 문제처럼 딱 떨어지지 않는다.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풀기 위해선 유능한 전문가나 명쾌한 심판관보다 이해관계자의 대화가 필요하다. 시민이 마주 앉아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인 공론장이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순천시는 도시가 직면한 문제의 해법을 구하기 위해 시민을 초대해 묻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데, 그 과정이 흥미롭다. 공론화 위원회, 광장토론, 별밤토론, 정겨운 담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열어 시민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만나기 어려운 요즘엔 온라인 대면으로 전환해서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참여가 어려운 시민을 위해선 민원함 ‘항통’을 마련해 의견을 듣고 있다. 시민의 소리를 들으려는 행정의 세심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순천 시민에겐 주민자치회와 마을 활력소 등 다양한 실천의 장이 열려 있다. 내가 속한 작은 지역에서부터 동료 시민들과 부대끼며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순천시는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을 위한 교육과 지원을 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공고한 사회는 시민이 공동체의 운영에 참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를 보장한다. 그런 사회의 시민은 주인의식이 생긴다. 시민주권 시대를 열어보겠다는 시정 방향에 따른 순천시의 노력은 시민을 도시 운영의 주인 자리로 되돌려 놓고 있다.

주인의식을 가진 순천 시민은 더불어 살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웃을 돌보는 일이 공동체를 위한 길이고, 그것은 다시 나에게 돌아올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범시민 나눔 운동인 순천형 권분운동은 순천시라는 공동체 안에서 이웃 시민 어느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려는 시민의 노력이다. 유엔에서 국가별 행복지수를 측정할 때 “당신은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이웃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한다. 순천의 시민들이 모두 “그렇다”라고 답할 날이 곧 올 것 같다.

시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시작된 순천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보는게 즐겁고 기대가 된다. 이제 더 나은 순천을 상상할 때다. 더 나은 공동체로서 순천은 어떤 모습일까? 내게 묻는다면 멋진 건물이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미래에 대한 시민의 기대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답하겠다. 더 많은, 더 다양한 순천 시민이 더 깊이 소통하고 더 자주 대화하며 순천의 미래를 그려가길 기대한다. 그 과정에 소외된 이웃은 없는지, 아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시민은 누구인지 섬세하게 살펴주길 부탁하고 싶다. 미국의 석학 하워드 진의 ‘평범한 시민에게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했다.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불안이 우리의 현재를 잠식하지 않도록 오늘도 마주 둘러 앉아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전국매일신문 기고] 이창림 민주주의기술학교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