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사설] 남북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되길
상태바
[사설] 남북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되길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8.08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합의에 따라 지난달 27일 남북 군 통신 연락선이 복원됐다. 남북간 군 통신선 복원은 단절 된지 13개월 만에 재개통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다시 힘을 받을지 주목되고 있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이날 오전 10시 개통됐으며 시험통화, 팩스 송·수신 등을 통해 운용에 이상이 없음이 남북 서로 간 확인했다.
 
이어서 동해지구 통신선도 복원되어 정상적으로 통화가 이뤄졌다. 북한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합의 사실을 알리면서 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통신선 복원은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 등을 이유로 지난해 6월 9일부터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지 13개월 만이다. 통신선 복원된 날짜가 6·25 전쟁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68년이 되는 날이기도 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이번 통신선 복원이 갖는 무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의 합의로 나온 성과물이란 점이다. 남북 통신선이 복원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각국이 복원을 환영하면서 남북 정상의 회담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연합뉴스를 보면 미국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을 ‘긍정적 조처’라고 평가하고 환영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각종 대화 제의에도 북미 관계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의 모멘텀이 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신 연락선 복원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미국은 남북 간 대화와 관여를 지지하며 남북 통신선 복구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분명 이것이 긍정적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외교와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남북한 간 통신 연락선 복원을 환영한다며 이는 중요한 신뢰 구축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나빌라 마스랄리 EU 외교 안보정책 담당 대변인은 이날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이는 중요한 신뢰 구축방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EU가 주요 당사자 간 새로운 외교정책 추진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외교부도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을 환영한다”면서 “북한은 핵 협상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친서를 교환했고,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과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서 더욱 기대되고 있다. 장기기간 대화 통로 없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남북, 북미 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갈 기회를 모처럼 맞은 국면이다.
 
남북 통신선 개통에 이어 추가 협의를 순조롭게 진행해 다양한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번 합의에서 무엇보다 주목되는 내용은 남북 정상 간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다. 향후 협의에 큰 장애물이 생기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대화 재개를 통한 관계 복원까지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대화 발판을 마련했으니 이행 의지가 있다면 3년 전 ‘한반도의 봄’을 재현하지 못할 이유가 없게 됐다. 특히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포함한 직접 소통이 이뤄지고, 문 대통령 임기 내 대면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다면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 등으로 대면 회담이 어렵다면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화상 회담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남북관계에 본격적인 물꼬를 트려면 북미 대화 재개도 동반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북미 비핵화 대화 교착이 지속한다면 남북 간 거리 좁히기가 궁극적으로 추동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도 북미 대화에 적극적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 지속과 체제보장 문제 등을 대화 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우며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다.
 
북한이 모처럼 보인 적극적인 태도에서는 코로나19 속 식량난 등 어려움에 대처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동기가 무엇이든 대화, 교류 활성화는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이다.
 
북한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라도 대외 관계 개선과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도 북한이 원치 않는 한미연합훈련을 잠정 중단하고 북한과 대화채널을 가동하는 것이 유익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처럼 트인 물꼬를 이어 가길 바라는 74명의 국회의원도 북한이 바라지 않는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 줄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13개월 만에 트인 남북간 물꼬를 활용해 남북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나가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