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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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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삶의 의미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8.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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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삶의 의미
     - 김원배 作

 
어제도 그러했듯
내키지 않는 길로
발걸음 재촉하고 있다
 
어느 절친한 벗은
요란한 세상이 싫어
일찍이 산속으로 도망쳤지만
 
나는 아직
나의 길이 너무도 멀기에
끝없는 길을 걷고만 있다
 
바로 앞이
멈춰야 할 곳임에도
손끝에 잡히지 않는다
 
만사가 부정보다
긍정이 많다기에 
늙어가는 것도 서러워
나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삶의 의미를 정의한다면 한계가 없다. 
사람의 삶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만큼의 길에 도달하면 멈추는 한정된 삶이다. 

그런데 왜 삶의 정답이 없는 걸까. 
전부가 정답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정답인데 그걸 물어보니 뭐라 대답할 말이 궁하고 먼저 자신의 삶을 얘기한다. 

내가 이렇게 했는데 다른 사람이 따라오기를 바라고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치려고 하여 정답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부정하게 된다. 
생각, 즉 뇌의 활동으로 움직이는 사람의 한정된 삶이 자신 외에는 전부 부정하여 일어나는 현상이다. 

역사상 삶의 정의를 내린 사람은 손꼽을 정도다. 
하지만 따르는 추종자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정의하지 못했다는 것은 종교인이라도 수긍한다. 
왜냐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의도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생각해 보면 사람의 삶은 단순하고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개개인의 생각대로 정의하고 그만큼의 노력으로 살아간다. 

김원배 시인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안고 사는 삶의 정의를 말한다. 

하지만 다르다. 
내키지 않는 지루한 삶 속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일찍 떠난 친구도 있지만 자신의 길은 아직 멀다고 자부하고 어떻게든 다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부정보다는 긍정이 많고 남보다는 더 진실하게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서럽다. 사람의 삶은 왜 정해져 있는가. 
어떻게 하면 더 늘려서 자연과 함께할 것인가를 늘 고민하며 자신과 싸움에 열중한다. 

어차피 정해진 삶을 이기는 것은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단순하지만 철학적인 삶의 결론에 다다른 시인이 부럽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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