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식 칼럼] 충청권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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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충청권 대망론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8.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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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을 볼모로 한 표심잡기가 점입가경이다. 전체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청 대망론, 호남 대망론, 영남 대망론 등의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호남과 충청권을 연고로 하는 인구가 많기 때문에 후보자와 배우자의 직계는 물론 비속의 과거 근무경력까지 찾아 억지로 연고를 엮고 있다.

대선주자들의 이 같은 행동은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아니라 어떻게든 연고를 찾아 표를 얻겠다는 속셈이 강하다. 이런 잘못된 생각이 있기 때문에 지방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수도권은 점점 비만해져 부동산과 교통 빈부격차 등 각종 사회적 질환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표를 얻겠다는 정치 지도자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 한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한 때 지방을 살리겠다고 추진한 지방분권은 성공을 거두었는가? 전국 주요 도시에 정부의 공공기관을 이전해 혁신도시를 만들고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건설했지만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하고 지역집중화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추진한 기업도시 건설도 기업체 보다는 아파트 단지가 더 많아 보인다. 그나마 아파트와 상가 등은 분양당시 경쟁률이 치열했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공실로 남아 있다. 거품과 기대감이 빠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도 건지지 못한 채 가슴앓이만 하고 있는 상태다.

전국의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두고 있는 지역들은 인구가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대부분 인근 지역에서 유입된 것이다. 때문에 지방을 살리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반대로 지방도시가 또 다른 지방을 죽이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 수도권으로 몰리던 ‘빨대현상’이 이제는 지방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현상까지 더해져서 농촌지역은 회생불능 상태가 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잘못도 크지만 정치권의 잘못도 만만치 않다. 지금 대선후보들이 생각하고 있는 지방대책만 봐도 그렇다. 지역을 연고로 한 ‘대망론’에만 관심이 집중될 뿐 누구 하나 지방 살리기에 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대권에만 관심이 있고, 대권에 앉은 사람들은 권력유지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때문에 지방분권은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과밀해소책으로 추진된 세종특별자치시 건설.

2012년 출범 당시 세종시 인구는 10만3,127명이었다. 충남 연기군 일원을 중심으로 공주시 의당면 장기면 반포면, 충북 청원군 부용면 등을 흡수해 출범한 세종시는 10년이 되어가지만 대부분 유입인구에 의존하고 있다. 8월 현재인구는 36만8,500명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서울 경기 등에 살고 있는 공무원과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가족이 많이 이주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인근지역에서 인구가 몰리고 있다.

과거 연기군 주변 지역인 공주 홍성 예산 계룡 논산 등은 물론 청주지역에서도 상당수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청주시를 제외하고 대부분 인구 감소로 고초를 겪고 있는 이들 자치단체는 세종시 설치로 인구가 더 빠져 나가면서 또 다른 어려움에 처해 있다. 청주시는 당초 청원군과 통합으로 인구 100만 명을 기대했으나 85만 명 선에서 정체돼 있다. 지금은 100만 명을 목표로 하기보다 인구 유출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정책이 됐다.

대전광역시는 훨씬 심각하다. 충청권의 대표도시로 성장한 대전시는 한 때 인구 150만 명을 자랑했으나 지금은 145만7,000명대로 추락했다. 최근 2년 동안 무려 2만5,000여명이 감소한 것이다. 충청권의 거점도시였지만 당분간 인구 증가는 기대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세종시 건설로 인한 주변지역 인구감소 현상이 기초단체는 물론 광역단체까지 확산되고 있어 지방이 지방을 흡수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충청권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울산 등 광역시에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충청권 대망론이 아니라 충청권 살리기부터 논해야 되는 대목이다.

대선 주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우리나라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곧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과거 노무현정부가 추진했던 지방 살리기는 지방분권이란 명목 아래 공공기관과 기업이전에 집중됐다. 효과는 일부 있었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패한 원인은 재정분권이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규 공장과 기업의 지방 신설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고, 물류비는 정부가 책임지는 형태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기업이 지방에 이전한다. 또한 지방교부세 산정기준을 전면 손질해 총액지원금제도 등을 시행해야 한다. 사업별 국비지원제도 때문에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정부부처에 집중하고 있는가? 대선 주자들은 이번 기회에 ‘지방특별법’을 만들어 지방관련 법안을 전면 손질하는 일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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