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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가평 친환경농장에서 보낸 힐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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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가평 친환경농장에서 보낸 힐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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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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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8월 28일 토요일. 계속되는 장마로 날씨 걱정이 앞섰는데, 오히려 시원한 날씨를 만끽하며 이른 아침 가평으로 향했다. 가평으로 향하는 차창 밖에는 어느덧 작물들이 고개를 숙여가는 논과 밭이 평온하게 이어졌다.

2시간여 지나 도착한 곳은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친환경피망 형제농장'이었다. 빨갛게 익은 피망이 비닐하우스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한 송이 장미꽃 같았다.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농장 대표님은 피망은 고추의 품종을 개량해 매운맛을 없앤 채소이며 파프리카와 가까운 친척 사이라고 알려주셨다. 피망은 비타민이 풍부하고 체내 콜레스테롤 배출을 도와 혈관질환을 예방해 주는 건강식품이라며 꼭 챙겨 먹을 것을 당부했다. 꼭지가 싱싱하고 표피가 두꺼운 피망이 좋다는 피망 선별법도 유용한 정보가 됐다. 살짝 기름에 볶아먹는 게 좋다는 요리법까지 배우게 됐다.

친환경 농법으로 만들어지는 피망은 싱싱함을 자랑했다. 농약 사용을 줄여 사람에게 유해한 요소를 없앴기에, 우리 몸에 더욱 좋은 식품이 될 것 같았다. 특히 피망의 싱싱한 빛깔이 너무나 생생해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 졌다.

이어 이웃에 있는 천연발효 쌀 빵을 만드는 체험장소로 이동했다. ‘생제비공동체(生製費共同體)’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맛있게 먹으면서도 건강에 보탬이 되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제조하는 공동체다. 생제비는 생산자와 제조자 그리고 소비자의 합성어다. 생산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제조자는 안전한 농산물을 이용해서 고품질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안전한 농산물을 믿고 소비하자는 취지가 담겼다.

생제비공동체 대표 이계충 제빵 명장은 빵을 만드는 과정과 영양가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비건샌드위치인 버섯샌드위치를 만들어 보았다. 생제비공동체의 천연발효쌀빵 슬라이드에 후무스, 양송이버섯, 양파, 프릴라이즈, 비건치즈를 올려놓고 토마토케첩, 파프리카가루, 후추가루 등 소스를 뿌려주었다. 치즈와 햄은 없었지만, 결코 아쉽지 않은 맛이 났다. 빵은 보통 밀가루로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이곳의 주재료는 쌀이었다.

서구화된 식문화로 쌀 소비 감소가 우리 농업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데, 쌀로 빵을 만드는 역발상을 통해 몸에도 좋고 먹기도 좋은 빵 만들기에 성공한 것 같았다. 다만 쌀 빵의 좋은 식품정보를 포장지에 표시해주면 소비자의 인기가 더 높아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는 유명산 로컬푸드 직매장 ‘농부들의 카페장터' 였다. 과채류, 무공해 잡곡과 쌀, 산나물 등 가평군 특산품이 구비돼 있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평의 특산품인 잣과 관련된 제품이 눈에 띄었다. 잣막걸리, 잣오일, 파우더 등 평소 보지 못한 제품군들이 눈에 띄었다. 잣막걸리의 원재료는 경기쌀과 가평잣이 함유된 생막걸리였다. 2015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주류대상을 받았고 2018년에는 청와대 공식만찬주로 선정되었던 제품으로 그 유명세가 만만치 않았다. 이곳 직거래 장터는 카페형태로 도시 소비자들과 농촌의 생산자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오는 길에 가평 명소인 ‘호명호수공원(虎鳴湖水公園)'을 돌아보며 가평친환경농업현장 투어를 마무리했다. 호명호수는 청평양수발전소의 양수발전용 물을 저장하기 위해 호명산 해발 535m 지점에 만든 인공 호수이다. 청평호수에서 물을 끌어올렸다가, 전력사용량이 많을 때 청평호수로 다시 내려 보내면서 물의 낙차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드는 곳이다.

이번 체험은 여행이자 힐링이었다.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가 바로 안전한 친환경농업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또 농촌의 새로운 모습과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농업은 한 나라의 식량 주권이다. 항상 곁에 있어 소중함을 모르지만, 막상 곁에 없다면 이는 생명과도 직결된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하면, 친환경 농업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는 만큼 우리 농산물을 많이 애용해주기를 바란다. 날이 보다 선선해지면 꼭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찾고 싶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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